깊은 샘물

사랑하지 않는 자는 죽음에 머물러 있습니다

뚜르(Tours) 2013. 11. 4. 10:01
 

 

 

인도 하소서 / 김수환 추기경

 

 

인도 하소서, 부드러운 빛이여, 사방은 어둠에 잠기오니

당신, 나를 인도 하소서 밤은 깊고 집까지는 길이 멉니다

나를 인도 하소서 내 발을 지켜 주소서

면 경치를 볼려고 구하는 것이 아니오니

한발치만 밝혀 주소서

전에는 이렇지 않았습니다

 

네 빛이 나를 인도해 달라고 기도한 적이 없습니다.

나는 스스로 택하고 나의 길을 가기를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나를 인도 하소서

 

나는 화려한 날을 좋아했고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나의 뜻은 교만에 빠져 있었습니다

당신의 힘이 나를 축복하여 주셨사오니

그 힘이 나를 아직도 인도하여 주시리이다

늪과 울타리를 넘고 개울과 자갈길을 넘어

밤이 가고 날이 밝을 때까지 나를 인도해 주시리이다

아침이 되면 그토록 보고자 하였건만 잠시 잊었던

저 천사들이 밝게 미소지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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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기자가 김수환 추기경을 인터뷰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추기경께서는 기자에게

 

“나 이번에 출마합니다.”

 

깜짝 놀란 기자가 눈이 휘둥그래지자 추기경께서는

 

“기호는 1번입니다.”

 

다시 한 번 기자가 놀란 눈으로 쳐다보자 추기경은

 

“지역구는 천국입니다.”

 

- '김수환 추기경의 친전' 중에서 - 위즈 엔 비즈 . 차동엽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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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향기마을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엊그제 새해 같았는데

벌써 11월입니다. 이 달은 위령성월입니다.

위령성월은 모두가 잘 아시다 시피 우리보다 먼저 가신 분들을

위해 기도하고 우리 자신의 마지막 날을 위해 깊이 묵상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죽는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며

죽음으로서 하느님의 사랑, 그분의 평화 속에 영원히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한 달에 한번 고해성사를 봅니다.

얼마 전 주일날 어떤 일 때문에 주일미사를 살레시오 수도회

소속의 본당에서 참례하게 되었습니다.

미사 전에 고해성사를 보는데 고해 신부님께서 보속을 이렇게 정해 주셨습니다.

 

“형제님, 형제님의 죽음에 대해서 깊이 묵상하십시오.”

 

나는 그 살레시오 수도회 신부님의 보속을 받고

고해실을 나와서 내 죽음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묵상해 보았습니다.

 

- 지금 이 시간 하느님께서 나를 부르시면 나는 과연 “잘 살아왔습니다.”

하고 하느님 앞에 나아갈 수 있을까? 하고 묵상하였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니었습니다. 천만번 지옥에 떨어져도 타당한 사람임을

자각하고 회개하고 미사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 나는 영원히 죽을 것 같지 않은 마음으로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

그렇게 그날은 내 인생의 마지막을 생각해 보면서 새롭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다졌습니다.

 

이제 산과 들에는 나뭇잎들이 아름답게 물들어 갑니다.

곧 눈이 내리고 산하는 얼어 붙고 저 나뭇잎들도 떨어질 것입니다.

한 자리에 서 있어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단풍잎을 보면서

사람들도 저 나뭇잎처럼 마지막이 아름다워야 할 것입니다.

 

위령성월은 연옥에 있는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며

나 이웃과 자신에 대한 기도는 물론이겠지요.

이번 주일 복음말씀에서 예수님께 부름 받은 자캐오는 당시의

이스라엘민족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던 사람이었겠지요.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던 돈만 많고 키 작고 못생긴 세리,

왕따 자캐오를 예수님은 부르셨습니다. 주님은 왜 자캐오를

부르셨을까요? 오늘 복음에 보면 자캐오는 주님 부르심에 응답하면서

자신의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에게 내 놓겠다고 하고

또 혹시라도 남의 재산을 부당하게 가로챈 것이 있다면

그 네 배를 돌려주겠다고 합니다. 이런 일련의 일들로 봤을 때

자캐오는 소외되고 왕따는 당했지만 늘 주님을 마음에 모시고 살아온

사람임에 틀림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다시 한 번 우리의 죽음을 묵상하며 그 죽음이 오늘 날

주님 앞에 거룩한 죽음이 되도록 기도해야 겠습니다.

사랑의 향기마을 가족여러분 모두 기도하며 보내는

거룩한 위령성월 되시기를 빕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요한1서 3, 14 사랑하지 않는 자는 죽음에 머물러 있습니다.)

 

2013년 11월 2일 위령의 날

 

사랑의 향기마을

김진학 안드레아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