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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 오늘의 묵상(주님 수난 성지 주일)

뚜르(Tours) 2014. 4. 13. 10:50

 

    오늘의 묵상(주님 수난 성지 주일) '성주간'은 '주님 수난 성지주일'부터 '성토요일'까지의 한 주간을 말한다. 예 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교회의 전례주년 가운데 가장 경건한 때이다. 이 기간에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통하여 이룩하 신 하느님의 구원 신비를 특별한 방식으로 기념한다. 곧, 전례주년 전체의 정 점을 이루는 성주간의 전례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의 마지막에 일어난 사건 을 기억하고 묵상하는 가운데 주님의 부활을 맞이하도록 해 준다. 성주간의 첫날인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 는 주일이다. 이날 교회는 성지(聖枝)를 축복하여 신자들에게 나누어 준다. 예수님을 임금님으로 환영한다는 상징적 행위이다. 성주간 월요일부터 수요 일까지는 특별한 예식이 없다. 성주간 목요일 오전에는 교구마다 교구장 주교의 주례로 사제들이 함께 '성 유 축성 미사'를 봉헌한다. 이 미사 중에는 사제들이 사제품을 받을 때 했던 서 약을 공적으로 새롭게 하는 '사제 서약 갱신'이 있다. 그리고 저녁에는 예수님 께서 제정하신 성체성사를 기념하는 '주님 만찬 미사'를 봉헌한다. '재의 수요 일'에 시작한 사순 시기는 이 미사 직전에 끝난다. '주님 만찬 미사'가 끝나면 성체를 수난 감실로 옮기고 제대포를 벗긴다. 또 한 제대 중앙의 십자가를 치우거나 천으로 가린다. 신자들은 수난 감실에 모신 성체 앞에서 조배하며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한다. 성주간의 첫째 날인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파스카 신비 를 완성하시려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교회는 오늘 성 지(聖枝) 축복과 행렬을 거행하면서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영광스럽게 기 념하는 한편, '수난기'를 통하여 그분의 수난과 죽음을 장엄하게 선포한다. 성 지를 들고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영하는 것은 4세기 무렵부터 거행되어 10세기 이후에 널리 전파되었다. 말씀의 초대 이사야서는 '주님의 종'의 셋째 노래를 들려준다. 주님께서 그의 귀를 열어 주 시니 , 그는 거역하지도 뒤로 물러서지도 않는다. 박해자에게 등과 뺨을 내맡길 뿐더러 모욕을 받지 않으려고 얼굴을 가리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는 주 하느님 께서 계시기에 수치를 당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필리피의 신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 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다고 전하며 그리스도인의 겸손을 깨우친다(제2독 서). 마태오 복음사가가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이다. 예수님께 서 십자가에서 큰 소리로 외치시고 숨을 거두시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 지 두 갈래로 찢어졌고, 땅이 흔들리며 바위들이 갈라졌다(복음). 제1독서 주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제자의 혀를 주시어, 지친 이를 말로 격려할 줄 알게 하신다. 그분께서는 아침마다 일깨워 주신다. 내 귀를 일깨워 주시어, 내가 제 자들처럼 듣게 하신다. 주 하느님께서 내 귀를 열어 주시니, 나는 거역하지도 않고, 뒤로 물러서지 도 않았다. 나는 매질하는 자들에게 내 등을, 수염을 잡아 뜯는 자들에게 내 뺨 을 내맡겼고, 모욕과 수모를 받지 않으려고 내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 그러나 주 하느님께서 나를 도와주시니, 나는 수치를 당하지 않는다. 그러기 에 나는 내 얼굴을 차돌처럼 만든다. 나는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임을 안다.(이사 50,4-7) 제2독서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 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 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 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헤 뛰어난 이 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의 이름 앞에, 하늘과 땅 위와 땅 아 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고,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 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습니다.(필리 2,6-11) 수난 복음 해설자 예수님 ● 다른 한 사람 다른 몇몇 사람 군중 ○ 그때에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 유다 이스카리옷이라는 자가 수석 사제들 에게 가서 물었다. ● "내가 예수님을 여러분에게 넘겨주면 나에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 ○ 수석사제들은 은돈 서른 닢을 내주었다. 그때부터 유다는 예수님을 넘길 적당한 기회를 노렸다. 무교절 첫날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물었다. ● "스승님께서 잡수실 파스카 음식을 어디에 차리면 좋겠습니까?" ○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도성 안으로 아무개를 찾아가, '선생님께서 '나의 때가 가까웠으니 내가 너의 집에서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축제를 지내겠다.' 하십니다.' 하여라." ○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대로 파스카 음식을 차렸다. 저녁때가 되자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 식탁에 앉으셨다.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
    다." ○ 그러자 제자들은 몹시 근심하며 저마다 묻기 시작하였다. ●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나와 함께 대접에 손을 넣어 빵을 적시는 자, 그자가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사람의 아들은 자기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된 대로 떠나간다. 그러나 불행하
    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
    더라면 자신에게 더 좋았을 것이다." ○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가 물었다. ● "스승님, 저는 아니겠지요?"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였다." ○ 제자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 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 ○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모두 이 잔을 마셔라. 이는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 너희와 함께
    새 포도주를 마실 그날까지, 이제부터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 ○ 제자들은 찬미가를 부르고 나서 올리브 산으로 갔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오늘 밤에 너희는 모두 나에게서 떨어져 나갈 것이다. 성경에 '내가 목자를
    치리니 양 떼가 흩어지리라.'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되살
    아나서 너희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갈 것이다." ○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 "모두 스승님에게서 떨어져 나갈지라도, 저는 결코 떨어져 나가지 않을 것
    입니다." ○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오늘 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할 것이다." ○ 베드로가 다시 예수님께 말하였다. ● "스승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저는 스승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습
    니다." ○ 다른 제자들도 모두 그렇게 말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니라는 곳으로 가셨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저기 가서 기도하는 동안 여기에 앉아 있어라." ○ 그러신 다음, 예수님께서는 근심과 번민에 휩싸이기 시작하셨다. 그때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마음이 너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에 남아서 나와 함께
    깨어 있어라." ○ 예수님께서는 앞으로 조금 나아가 얼굴을 땅에 대고 기도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 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돌아와 보시니 그들은 자고 있었다. 그래서 베드로
    에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너희는 나와 함께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란 말이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따르지 못한다."
    ○ 예수님께서 , 다시 두 번째로 가서 기도하셨다. "아버지, 이 잔이 비켜 갈 수 없는 것이라서 제가 마셔야 한다면,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 예수님께서 다시 와 보시니 제자들은 여전히 눈이 무겁게 감겨 자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그대로 두시고 다시 가시어 세 번째 같은 말씀으로 기
    도하셨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돌아와 말씀하셨다. "아직도 자고 있느냐? 아직도 쉬고 있느냐? 이제 때가 가까웠다. 사람의
    아들은 죄인들의 손에 넘어간다. 일어나 가자. 보라, 나를 팔아넘길 자가
    가까이 왔다." ○ 예수님께서 아직 말씀하고 계실 때에 바로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인 유다가
    왔다. 그와 함께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보낸 큰 무리도 칼과 몽둥
    이를 들고 왔다. 그분을 팔아넘길 자는, "내가 입 맞추는 이가 바로 그 사람
    이니 그를 붙잡으시오." 하고 그들에게 미리 신호를 일러두었다. 그는 곧바
    로 예수님께 다가가 말하였다. ● "스승님, 안녕하십니까?" ○ 그리고 예수님께 입을 맞추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친구야, 네가 하러 온 일을 하여라." ○ 그때에 무리가 다가와 예수님께 손을 대어 그분을 붙잡았다. 그러자 예수님
    과 함께 있던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 칼을 빼어 들고, 대사제의 종을 쳐서
    그 귀를 잘라 버렸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칼을 칼집에 도로 꽂아라. 칼을 잡는 자는 모두 칼로 망한다. 너는 내가 내
    아버지께 청하기만 하면 당장에 열두 군단이 넘는 천사들을 내 곁에 세워 주
    실 것이다. 그러면 일이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성경 말씀이 어떻게 이루어
    지겠느냐?" ○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그 무리에게도 이렇게 이르셨다. "너희는 강도라도 잡을 듯이 칼과 몽둥이를 들고 나를 잡으러 나왔단 말이
    냐? 내가 날마다 성전에 앉아 가르쳤지만 너희는 나를 붙잡지 않았다. 예언
    자들이 기록한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이다."
    ○ 그때에 제자들은 모두 예수님을 버리고 달아났다. 무리는 예수님을 붙잡아
    카야파 대사제에게 끌고 갔다. 그곳에는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이 모여 있었
    다. 베드로는 멀찍이 떨어져 예수님을 뒤따라 대사제의 저택까지 가서, 결
    말을 보려고 안뜰로 들어가 시종들과 함께 앉았다. 수석 사제들과 온 최고
    의회는 예수님을 사형에 처하려고 그분에 대한 거짓 증언을 찾았다. 거짓
    증인들이 많이 나섰지만 하나도 찾아내지 못하였다. 마침내 두 사람이 나서
    서 말하였다. ● "이자가 '나는 하느님의 성전을 허물고 사흘 안에 다시 세울 수 있다.'고 말
    하였습니다." ○ 대사제가 일어나 예수님께 물었다. ● "당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소? 이자들이 당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데 어찌 된 일이오?" ○ 예수님께서는 입을 다물고 계셨다. 대사제가 말하였다. ● "내가 명령하오. '살아 계신 하느님 앞에서 맹세를 하고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 메시아인지 밝히시오.'" ○ 예수님께서 대사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였다.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이제부터 '너희는 사람의
    아들이 전능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아 있는 것과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
    을 볼 것이다." ○ 그때에 대사제가 자기 겉옷을 찢고 이렇게 말하였다. ● "이자가 하느님을 모독하였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무슨 증언이 더 필요합니
    까? 방금 여러분은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 무리가 대답하였다. "그자는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 그때에 무리는 예수님의 얼굴에 침을 뱉고 그분을 주먹으로 쳤다. 더러는
    손찌검을 하면서 말하였다. ● "메시아야, 알아맞혀 보아라. 너를 친 사람이 누구냐?" ○ 베드로는 안뜰 바깥쪽에 앉아 있었는데 하녀 하나가 그에게 다가와 말하였
    다. ● "당신도 저 갈릴래아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지요?" ○ 베드로는 모든 사람 앞에서 이렇게 부인하였다. ● "나는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소." ○ 베드로가 대문께로 나가자 다른 하녀가 그를 보고 거기에 있는 이들에게 말
    하였다. ● "이이는 나자렛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어요." ○ 베드로가 맹세까지 하면서 다시 부인하였다. ●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 조금 뒤에 거기 서 있던 이들이 베드로에게 다가와 말하였다. ● "당신도 그들과 한패임에 틀림없소. 당신의 말씨를 들으니 분명하오." ○ 그때에 베드로는 거짓이면 천벌을 받겠다고 맹세하기 시작하며 말하였다. ●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 곧 닭이 울었다. 베드로는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다.
    아침이 되자 모든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은 예수님을 사형에 처하기
    로 결의한 끝에, 그를 결박하여 끌고 가서 빌라도 총독에게 넘겼다. 그때에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는 그분께서 사형 선고를 받으신 것을 보고 뉘우치
    고서는, 그 은돈 서른 닢을 수석사제들과 원로들에게 돌려주면서 말하였다. ● "죄 없는 분을 팔아넘겨 죽게 만들었으니 나는 죄를 지었소." ○ 수석 사제와 원로들은 말하였다. ●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 그것은 네 일이다." ○ 유다는 그 은돈을 성전 안에다 내던지고 물러가서 목을 매달아 죽었다. 수석 사제들은 그 은돈을 거두면서 말하였다. ● "이것은 피 값이니 성전 금고에 넣어서는 안 되겠소." ○ 수석 사제들은 의논한 끝에 그 돈으로 옹기장이 밭을 사서 이방인들의 묘지
    로 쓰기로 하였다. 그래서 그 밭은 오늘날까지 '피밭'이라고 불린다. 그리하
    여 예레미야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그들은 은돈 서른
    닢, 값어치가 매겨진 이의 몸값, 이스라엘 자손들이 값어치를 매긴 사람의
    몸값을 받아 주님께서 나에게 분부하신 대로 옹기장이 밭 값으로 내놓았다."
    예수님께서 총독 앞에 서셨다. 총독이 물었다. ●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 그러나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이 당신을 고소하는 말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그때에 빌라도가 예수님께 물었다. ● "저들이 갖가지로 당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데 들리지 않소?" ○ 예수님께서는 어떠한 고소의 말에도 대답을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총독은
    매우 이상하게 여겼다. 축제 때마다 군중이 원하는 죄수 하나를 총독이 풀
    어 주는 관례가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들자 빌라도가 그들에게 물었다. ● "내가 누구를 풀어 주기를 원하오? 예수 바라빠요 아니면 메시아라고 하는
    예수요?" ○ 빌라도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시기하여 자기에게 넘겼음을 알고 있었던 것
    이다. 빌라도가 재판석에 앉아 있는데 그의 아내가 사람을 보내어 말하였
    다. ● "당신은 그 의인의 일에 관여하지 마세요. 지난밤 꿈에 내가 그 사람 때문
    에 큰 괴로움을 당했어요." ○ 그동안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은 군중을 구슬려 바라빠를 풀어 주도록 요청
    하고 예수님을 없애 버리자고 하였다. 총독이 물었다. ● "두 사람 가운데에서 누구를 풀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오?" ○ 군중이 대답하였다. "바라빠요." ○ 빌라도가 그들에게 물었다. ● "그러면 메시아라고 하는 이 예수는 어떻게 하란 말이오?" ○ 군중이 모두 외쳤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 빌라도가 다시 물었다. ● "도대체 그가 무슨 나쁜 짓을 하였다는 말이오?" ○ 군중은 더욱 큰소리로 외쳤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 빌라도는 더 이상 어찌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폭동이 일어나려는
    것을 보고, 물을 받아 군중 앞에서 손을 씻으며 말하였다. ● "나는 이 사람의 피에 책임이 없소. 이것은 여러분의 일이오." ○ 온 백성이 대답하였다.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질 것이오." ○ 빌라도는 바라빠를 풀어 주고 예수님을 채찍질하게 한 다음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넘겨주었다. 그때에 총독의 군사들이 예수님을 총독 관저로 데리
    고 가서 그분 둘레에 온 부대를 집합시킨 다음, 그분의 옷을 벗기고 진홍색
    외투를 입혔다. 그리고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그분 머리에 씌우고 오른손에
    갈대를 들리고서는,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며 조롱하였다.
    ●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 군사들은 또 예수님께 침을 뱉고 갈대를 빼앗아 그분의 머리를 때렸다. 그
    렇게 예수님을 조롱하고 나서 외투를 벗기고 그분의 겉옷을 입혔다. 그리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러 끌고 나갔다. 그들은 나가다가 시몬이라는 키
    레네 사람을 보고 강제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게 하였다. 이윽고 골고타
    곧 '해골 터'라는 곳에 이르렀다. 그들이 쓸개즙을 섞은 포도주를 예수님께
    마시라고 건넸지만, 그분께서는 맛을 보시고서는 마시려고 하지 않으셨다.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나서 제비를 뽑아 그분의 겉옷을 나누어
    가진 다음, 거기에 앉아 예수님을 지켰다. 그들은 또 그분의 머리 위에 죄명
    을 붙여 놓았다. 거기에는 '이자는 유다인들의 임금 예수다.'라고 쓰여 있었
    다. 그때에 강도 두 사람도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는데, 하나는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못 박혔다. 지나가던 자들이 머리를 흔들어 대며
    예수님을 모독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 "성전을 허물고 사흘 안에 다시 짓겠다는 자야, 너 자신이나 구해 보아라.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 ○ 수석 사제들도 이런 식으로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과 함께 조롱하며 말하
    였다. ● "다른 이들은 구원하였으면서 자신은 구원하지 못하는군. 이스라엘의 임금
    님이시면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시지. 그러면 우리가 믿을 터인데. 하느
    님을 신뢰한다고 하니, 하느님께서 저자가 마음에 드시면 지금 구해 내 보시
    라지. '나는 하느님의 아들이다.' 하였으니 말이야." ○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강도들도 마찬가지로 그분께 비아냥거렸다.
    낮 열두 시부터 어둠이 온 땅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오후 세 시
    쯤에 예수님께서 큰 소리를 부르짖으셨다.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 이는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
    다. 그곳에 서 있던 자들 가운데 몇이 이 말씀을 듣고 말하였다. ● "이자가 엘리야를 부르네." ○ 그러자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곧 달려가서 해면을 가져와 신포도주에 듬뿍
    적신 다음, 갈대에 꽂아 예수님께 마시게 하였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말
    하였다. ● "가만, 엘리야가 와서 그를 구해 주나 봅시다." ○ 예수님께서는 다시 큰 소리로 외치시고 나서 숨을 거두셨다.
    <무릎을 꿇고잠시 묵상> ○ 그러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갈래로 찢어졌다. 땅이 흔들리고
    바위들이 갈라졌다. 무덤이 열리고 잠자던 많은 성도들의 몸이 되살아났다.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신 다음, 그들은 무덤에서 나와 거룩한 도성에 들어
    가 많은 이들에게 나타났다. 백인대장과 또 그와 함께 예수님을 지키던 이들
    이 지진과 다른 여러 가지 일들을 보고 몹시 두려워하며 말하였다. ● "참으로 이분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 ○ 거기에는 많은 여자들이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들은 갈릴래아에서
    부터 예수님을 따르며 시중들던 이들이다. 그들 가운데에는 마리아 막달레
    나,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 제베대오 아들들의 어머니도 있었다.
    저녁때가 되자 아리마태아 출신의 부유한 사람으로서 요셉이라는 이가 왔는
    데, 그도 예수님의 제자였다. 이 사람이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님의 시신을
    내 달라고 청하자, 빌라도가 내주라고 명령하였다. 요셉은 시신을 받아 깨끗
    한 아마포로 감싼 다음, 바위를 깎아 만든 자기의 새 무덤에 모시고 나서,
    무덤 입구에 큰 돌을 굴려 막아 놓고 갔다. 거기 무덤 맞은쪽에는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가 앉아 있었다. 이튿날 곧 준비일 다음 날에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함께 빌라도에게 가서 말하였다. ● "나리, 저 사기꾼이 살아 있을 때, '나는 사흘 만에 되살아날 것이다.' 하고
    말한 것을 저희는 기억합니다. 그러니 셋째 날까지 무덤을 지키도록 명령하
    십시오. 그의 제자들이 와서 시체를 훔쳐 내고서는, '그분은 죽은 이들 가운
    데에서 되살아나셨다.' 하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이 마지막 기만이
    처음 것보다 더 해로울 것입니다." ○ 빌라도가 대답하였다. ● "당신들에게 경비병들이 있지 않소. 가서 재주껏 지키시오." ○ 수석 사제와 바리사이들은 가서 그 돌을 봉인하고 경비병들을 세워 무덤을
    지키게 하였다.(마태 26,14-27,66) 오늘의 묵상 언젠가 동창 신부가 준 상본 한 장이 있습니다. 뒷면에는 그가 직접 쓴 아름다 운 기도문이 있었는데, 베드로 사도를 수호성인으로 모시고 있는 그의 본당이 설립 40주년을 준비하는 기도문이었습니다. 상본의 그림은 그리스 출신으로 스페인에서 활동한 유명한 화가 그레코의 '눈 물을 흘리고 있는 베드로 성인'이라는 성화였습니다. 이 그림이 저를 사로잡았 습니다. 깊은 슬픔에 잠긴 표정과 애처롭게 보일 정도로 눈물 자국이 선명한 얼 굴, 그러나 손과 얼굴의 방향이 가리키듯 하늘을 향한 마음을 포기하지 못하는 베드로 사도의 모습을 거기에서 보았던 것입니다. 그 모습이 오늘 다시 선명하게 떠올랐습니다. 오늘 마태오 복음의 수난기 중 에서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한 베드로가 닭이 우는 소리를 듣고 슬피 운 장면(26,75 참조)을 들었을 때입니다. 처음에는 뒤통수를 얻어 맞은 듯 멍했습 니다. 예수님의 체포에서 시작하여 십자가형으로 이어지는 폭풍처럼 휘몰아치 는 길 가운데 지금 제가 어디에 서 있는지도 잘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조금 지 난 뒤 저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조금씩 눈과 마음속에서 살이 찟기듯 스미는 것을 느꼈습니다. 주님의 수난이 너무 참혹하기에 흐르는 눈물이기도 하지만, 저의 죄가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았으며 베드로와 마찬가지로 그분에 대한 배 반을 뉘우치는 눈물이라는 생각에 더 비통할 따름입니다. 작곡계의 거장인 독일 출신의 바흐가 만든 '마태오 수난곡'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들은 마태오 복음 26장과 27장을 주제로 한 이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곡은, 슬프도록 아름다운 바이올린 독주를 타고 애절하게 노래하는 '저를 불쌍 히 여기소서. 저의 하느님!'(Erbarme dich, mein Gott!)입니다. 이곡은 바로 베드로가 눈물을 흘리며 부르는 노래입니다. "저의 하느님, 제 눈물을 보시고/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 앞에서 아프 게 통곡하는/ 저의 이 심장과 이 눈을 보소서, 하느님./ 불쌍히 여기소서!/ 불쌍 히 여기소서!" 우리는 이제 하느님의 구원의 신비를 더없이 깊이 체험하게 되는 성주간의 문 을, 베드로 사도가 흘린 눈물을 우리 자신의 눈물로 삼아 열어야 합니다. 오직 그분의 자비만을 바라며 그 신비 속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애절하게 청해야겠습 니다.(매일미사에서 옮김) ---------------------------------------------------------------- 오늘의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구세주께서 스스로 자신을 낮추시어 사람이 되시고 십자가의 형벌을 받으셨으니, 저희도 주님의 인내를 본받아 부활의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4. 4. 13. Martinus

     

    ♪지극한 근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