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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오늘의 묵상(사순 제5주간 금요일)

뚜르(Tours) 2014. 4. 11. 02:07

 

    오늘의 묵상(사순 제5주간 금요일) 말씀의 초대 '예레미야의 고백록'의 마지막 편인 다섯 번째 고백이다. 예레미야는 모든 죄 는 벌을 받고, 모든 악한 행동은 고통으로 그 값을 치르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직접 벌주는 일에 나서지 않고 주님께 맡긴다. 예레미야는 가난한 이들의 목숨을 악인들의 손에서 건지시는 주님을 찬양한다(제1독서). 유다인들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을 모욕하셨다고 몰아붙이며 그분을 해치려고 한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잘못된 생각을 논박하시며 당신이 하시는 아버지의 일들을 보고 믿을 것을 촉구하신다. 그리하면 아버지께서 당신 안에 계시고 당 신이 아버지 안에 계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복음). 제1독서 군중이 수군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기 마고르 미싸빕이 지나간다. 그를 고발하여라. 우리도 그를 고발하겠다." 가까운 친구들마저 모두, 제가 쓰러지 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가 속아 넘어가고 우리가 그보다 우세하여, 그에 게 복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시니, 저를 박해하는 자들이 비틀 거리고 우세하지 못하리이다. 그들은 성공하지 못하여 크게 부끄러운 일을 당 하고, 그들의 수치는 영원히 잊히지 않으리이다. 의로운 이를 시험하시고, 마 음과 속을 꿰뚫어 보시는 만군의 주님, 당신께 제 송사를 맡겨 드렸으니, 당신 께서 저들에게 복수하시는 것을 보게 해 주소서. 주님께 노래 불러라!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분께서 가난한 이들의 목숨을 악인들의 손에서 건지셨다.(예레 20,10-13) 복음 그때에 유다인들이 돌을 집어 예수님께 던지려고 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 게 말씀하셨다. "나는 아버지의 분부에 따라 너희에게 좋은 일을 많이 보여 주 었다. 그 가운데에서 어떤 일로 나에게 돌을 던지려고 하느냐?"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좋은 일을 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을 모독하였 기 때문에 당신에게 돌을 던지려는 것이오. 당신은 사람이면서 하느님으로 자 처하고 있소."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율법에 '내가 이르건대 너희는 신이다.' 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으냐? 폐기될 수 없는 성경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받은 이들을 신이라고 하였는데, 아버지게서 거룩 하게 하시어 이 세상에 보내신 내가 '나는 하느님의 아들이다.' 하였다 해서, '당신은 하느님을 모독하고 있소.' 하고 말할 수 있느냐? 내가 내 아버지의 일 들을 하고 있다면 나를 믿지 않더라도 그 일들은 믿어라. 그러면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너희가 깨달아 알게 될 것이다." 그러자 유다인들이 다시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 의 손을 벗어나셨다. 예수님께서는 다시 요르단 강 건너편, 요한이 전에 세례 를 주던 곳으로 물러가시어 그곳에 머무르셨다.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분께 몰려와 서로 말하였다. "요한은 표징을 하나도 일으키지 않았지만, 그가 저분에 관하여 한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그곳에서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믿었다.(요한 10,31-42) 오늘의 묵상 성주간이 눈앞이라는 생각과 함께 오늘 제1독서와 복음을 듣습니다. 도처에 서 달려드는 고발자와 박해자에게 쫓기는 예레미야 예언자의 모습을 보면서, 또한 신성 모독이라는 모함으로 예수님을 배척하는 유다인들의 적개심을 대하 며 긴장감이 고조됩니다. 그리고 저 멀리서부터 나에게로 무섭게 다가서는 십 자가의 그림자를 바라보게 됩니다. 여러 가지로 흥미 있는 소설인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의 시작 부분 에서 본 한 문장이 뇌를 스칩니다. "배신이라 말할 때, 지는 해를 따라 길어지 는 십자가의 그림자를 쫓아가 보는 것." 가끔은 왜 이리도 십자가의 그림자조 차도 보기 싫었던지 그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예언자의 수난과 예수님의 고 통, 그리고 사람들의 폭력과 적개심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더러 그분을 배신하는 저의 약한 모습과 그것을 알기에 슬퍼지는 마음 때문이 었습니다. 또한 십자가의 그림자를 보면서 떠올릴 수밖에 없는 수많은 사람의 갖가지 아픔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십자가를 대하며 느끼는 저의 복잡한 심경을 비로소 자각하게 해 준 사람이 일본의 작가 엔도슈사쿠입니다. 나가사키의 바다가 굽어보이는 언덕에 는 그의 대표작인 『침묵』의 한 구절을 새긴 '침묵의 비'가 있습니다. "인간이 이토록 슬픈데, 주님, 바다가 너무도 푸릅니다." 이 작가의 고백을 거듭 되뇌며 먹먹한 마음으로 십자가를 떠올립니다. 그는 긴 시간이 흐른 뒤 자신의 소설 『깊은 강』에서 주인공의 입을 빌려 이렇게 고백합니다. "믿을 수 있는 건, 저 마다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아픔을 짊어지고 깊은 강에서 기도하는 이 광경입니 다. 그 사람들을 보듬으며 강이 흐른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강, 인간의 깊은 강 의 슬픔, 그 안에 저도 섞여 있습니다." 이제 저의 나약함과 인간의 나약함, 저의 슬픔과 인간의 슬픔, 저의 악함과 인간의 악함, 이 가련하고 비참한 모든 현실을 담고 있는 십자가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성주간을 기다립니다. 그 드리워진 그림자 밑으로 도망치지 않고 그 앞에서 십자가를 뚫어지게 응시하리라 다짐합니다. 그 십자가가 구원의 길임 을 믿습니다.(매일미사에서 옮김) ---------------------------------------------------------------- 오늘의 기도 "주님,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나약한 탓에 저지른 죄의 사슬에서 저희를 인자로이 풀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4. 4. 11. Martinus

     

    알레그리 시편 51편 Miserere

    "하느님, 깨끗한 마음을 제게 만들어 주시고 굳건한 영을 제 안에 새롭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