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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성주간 화요일) 말씀의 초대 이사야서는 '주님의 종'의 둘째 노래를 들려준다. 주님께서는 그를 당신의 종 이라고 몸소 말씀하셨다. 쓸데없이 고생만 했다고 생각한 그였지만, 자신이 주 님의 눈에 소중하게 여겨졌으며 하느님께서 그의 힘이 되어 주셨다고 깨닫는다 (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직접 씻어 주신 뒤 그들 가운데 하나 가 당신을 팔아넘길 것이라고 예언하신다. 바로 유다였다. 그의 배신을 예고 하신 것이다(복음). 제1독서 섬들아, 내 말을 들어라. 먼 곳에 사는 민족들아, 귀를 기울여라. 주님께서 나를 모태에서부터 부르시고, 어머니 배속에서부터 내 이름을 지어 주셨다. 그분께서 내 입을 날카로운 칼처럼 만드시고, 당신의 손 그늘에 나를 숨겨 주 셨다. 나를 날카로운 화살처럼 만드시어, 당신의 화살 통 속에 감추셨다. 그분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 그러나 나는 말하였다. "나는 쓸데없이 고생만 하였 다. 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내 힘을 다써 버렸다. 그러나 내 권리는 나의 주님 께 있고, 내 보상은 나의 하느님께 있다." 이제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그분께서는 야곱을 당신께 돌아오게 하시고, 이스라엘이 당신께 모여들게 하시려고, 나를 모태에서부터 당신 종으로 빚어 만드셨다. 나는 주님의 눈에 소중하게 여겨졌고, 나의 하느님께서 나의 힘이 되어 주셨다. 그분께서 말씀하신다. "네가 나의 종이 되어, 야곱의 지파들을 다시 일으키고, 이스라엘의 생존자들을 돌아오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충분하지 않다. 나의 구원이 땅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 로 세운다."(이사 49,1-6) 복음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셔서 마음이 산란하시어 드러 내 놓고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 길 것이다." 제자들은 누구를 두고 하시는 말씀인지 몰라 어리둥절하여 서로 바라보기만 하였다.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 예수님 품에 기대어 앉아 있었는데, 그는 예수님께 서 사랑하시는 제자였다. 그래서 시몬 베드로가 그에게 고갯짓을 하여, 예수님 께서 말씀하시는 사람이 누구인지 여쭈어 보게 하였다. 그 제자가 예수님께 더 다가가, "주님, 그가 누구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빵을 적셔서 주는 자가 바로 그 사람이다." 하고 대답 하셨다. 그리고 빵을 적신 다음 그것을 들어 시몬 이스카리옷의 아들 유다에게 주셨다. 유다가 그 빵을 받자 사탄이 그에게 들어갔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유다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하려는 일을 어서 하여라." 식탁에 함께 앉은 이들은 예수님께서 그에게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아무도 몰랐다. 어떤 이들은 유다가 돈주머니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예수님께서 그 에게 축제에 필요한 것을 사라고 하셨거나, 또는 가난한 이들에게 무엇을 주라 고 말씀하신 것이려니 생각하였다. 유다는 빵을 받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 때 는 밤이었다. 유다가 나간 뒤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었고, 또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도 영광스럽게 되셨다. 하느님께 서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셨으면, 하느님께서도 몸소 사람의 아 들을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이제 곧 그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얘들아, 내가 너희와 함께 있는 것도 잠시뿐이다. 너희는 나를 찾을 터인데, 내가 유다인들에게 말한 것처럼, 이제 너희에게도 말한다. '내가 가는 곳에 너 희는 올 수 없다.'"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내가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다. 그러나 나중에는 따라오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베드로가 다시 "주님, 어찌하여 지금은 주님을 따라갈 수 없습니까? 주님을 위해서라면 저는 목숨까지 내놓겠습니다." 하자,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나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겠다는 말이냐?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 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요한 13,21ㄴ -33.36-38)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유다가 주님을 팔아넘기려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며 때는 '밤'이라고 합니다. 밤이 너무 깊어져 낮이 있었음을 기억하기 조차 어려울 때, 빛이 다시 비추리라는 것을 기대하는 것마저 포기하려 할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파스카 성삼일의 신비를 절실하게 체험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합니다. 유다를 둘러싼 밤은 그의 마음의 밤이기도 했습니다. 희망을 생각할 수 없게 하는 캄캄한 절망의 밤, 두려움과 위협과 폭력과 악의가 가득한 밤에 자신을 송 두리째 넘긴 사람의 마음은 그 자체로 그러한 밤이 되어 버립니다. 유다의 불행 은 거기에 있었습니다. 굳게 닫힌 밤 속으로 온몸을 던지는 상황, 그래서 예수 님마저 그를 애처롭게 여기시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실 수 없는 그 완전한 절 망의 마음이 두렵습니다. 이것이 유다에게 사탄이 들어갔다는 성경 말씀의 뜻 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망의 밤은 차가운 침묵의 밤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세상살이에도 밤과 침 묵을 대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밤과 침묵이 우리를 절망으로 이끌도록, 부르 짖음은 답 없는 메아리로 돌아올 뿐 아니라 희망은 영원히 차가운 어둠 속에 묻 힌 채 질식되는 것이 우리 삶의 숙명이라는 속삭임이 악마의 목소리입니다. 현대의 심오한 영화로 유명한 스웨덴의 영화감독 잉그마르 베르히만은 '거울 을 통해 어렴풋이', '겨울 빛', '침묵'으로 이어지는 자신의 영화들에서 '신의 침 묵과 인간의 절망'이라는 인간의 근원적인 고통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프랑스 의 대표적인 가톨릭 작가 조르주 베르나노스는 그의 대작 『사탄의 태양 아래 서』라는 책에서, 죄의 무게가 모든 빛을 차단하고 자기 자신을 포기하게 하는 유혹으로 이끄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위대한 예술가들이 예감하였듯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우리 안에서 자라 나고 있는 밤과 침묵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우리의 운명이 결정됩니다. 부활의 신비를 믿는 사람은 밤에서 빛과 생명을 발견합니다. 부활은 절망과 죽음의 모든 힘을 잃게 하는 신비이기 때문입니다. 그 부활의 길은 우리가 놓 여 있는 밤과 침묵을 통하여 나 있습니다. 그 밤은 결코 빛이 사라진 곳이 아니 라 빛을 기다리는 희망의 밤입니다. 침묵은 영원히 답 없는 공허와 절망을 뜻하 지 않습니다. 오히려 겉꾸민 해답이 아닌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우리를 치유하시 는 사랑의 주님을 소리 없이 체험하는 자리입니다. 빛에 대한 희망으로 이렇게 우리는 밤길을 걷기 사작합니다.(매일미사에서 옮김) -------------------------------------------------------------- 오늘의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가 주님 수난의 성사를 거행함으로써 모든 죄를 용서받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4. 4. 15. Martinus ♬골고타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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