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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7일, 오늘의 묵상(주님 만찬 성목요일)

뚜르(Tours) 2014. 4. 16. 23:09

 

    오늘의 묵상(주님 만찬 성목요일) '파스카 성삼일'은 한 해의 전례주년에서 가장 거룩하고 뜻 깊은 기간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에 대한 파스카 신비를 기념하는 3일 동안 을 말한다. 곧, "주님 수난과 부활의 파스카 성삼일은 주님 만찬 저녁미사부터 시작하여 파스카 성야에 절정을 이루며 부활 주일의 저녁 기도로 끝난다"(「전 례주년과 전례력에 관한 일반 규범」, 19항). '파스카'는 본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축제였다.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와 아론을 통해 내려진 주님의 명령에 따라, 이 집트를 떠나기 전날 밤 어린양을 잡아 그 피를 문설주에 바른 뒤 허리에 띠를 두르고 쓴나물과 누룩없는 빵을 먹으며 이집트를 떠날 준비를 하였다. 그날 밤 양의 피가 묻어 있는 집은 아무 일도 없었지만, 그렇지 않은 집의 맏아들은 모 두 죽는 참변이 일어났다. 이에 놀란 이집트는 이스라엘 백성을 내보낸다. 이렇 게 해서 그들은 홍해를 건너 약속의 땅으로 갈 수 있었다(탈출 12,1-42 참조).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인도로 이루어진 이 사건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이 '건너감'을 뜻하는 파스카(Pascha)라는 이름을 따서 축제 의 이름으로 삼았다. 이후 파스카 축제는 민족적인 잔치로 자리 잡았다. 구약의 파스카는 신약의 파스카인 부활을 미리 보여 준 사건이다. "그리스도 께서는 특별히 당신의 파스카 신비로 인류를 구원하시고, 하느님을 완전하게 현양하는 업적을 이루셨다. 곧, 당신의 죽음으로 우리 죽음을 없애시고 당신의 부활로 우리 생명을 되찾아 주셨다"(「전례주년과 전례력에 관한 일반 규범」, 18항). 오늘의 우리는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과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예수 님의 죽음과 부활이 있었기에 새로운 생명으로 건너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교회는 오늘 주님 만찬 저녁 미사로 파스카 성삼일을 시작한다. 예수님께서 는 당신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제자들과 함께 만찬을 하시면서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당신의 몸과 피를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하셨다. 이 만찬에서 예수님 께서는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어 그들에 대한 크나큰 사랑을 보여 주 셨다. 제자들과 그 후계자들은 주님의 당부에 따라 이 만찬을 미사로 재현한다. 교회의 오랜 전통에 따라 이날은 교우가 참석하지 않는 미사를 드릴 수 없 다. 적당한 저녁 시간에, 사제와 봉사자들을 포함한 지역 공동체 전체가 참석 한 가운데 주님 만찬 저녁 미사를 드린다. 성유 축성 미사를 공동으로 집전하 였거나 교우들의 형편 때문에 이미 미사를 집전한 사제들도 이 저녁 미사를 또 한 번 드리도록 허락할 수 있다. 저녁 미사에 참여할 수 없는 신자들만을 위하여 아침 미사 집전도 허락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특수 미사는 개인의 이 익을 위해서 드릴 수 없으며 주님 만찬 저녁 미사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서도 안 된다. 신자들은 미사 중에만 영성체를 할 수 있고, 병자들은 아무 때라도 할 수 있다. 말씀의 초대 파스카 축제에 관한 주님의 말씀이다. 주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 서 이끌어 내시는 파스카의 밤을 준비하도록 모세와 아론에게 명하신다. 이 밤 에 문설주에 발린 어린양의 피는 이스라엘 백성을 재앙에서 지켜 줄 것이다(제 1독서).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의 신자들에게 주님의 최후 만찬을 상기시키며, 성찬례를 거행할 때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성체성사를 제정하시고 제자들에 대한 끝없는 사랑으로 그들의 발을 씻어 주신다. 이는 최후 만찬 석상에서 빵과 포도주를 나누시는 행위의 참 뜻을 몸소 보여 주신 것이다(복음). 제1독서 그 무렵 주님께서 이집트 땅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달 을 첫째 달로 삼아, 한 해를 시작하는 달로 하여라. 이스라엘의 온 공동체에게 이렇게 일러라. '이달 초열흘날 너희는 가정마다 작은 가축을 한 마리씩, 집집마다 작은 가 축을 한 마리씩 마련하여라. 만일 집에 식구가 적어 짐승 한 마리가 너무 많거 든, 사람 수에 따라 자기 집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과 함께 짐승을 마련하여라. 저마다 먹는 양에 따라 짐승을 골라라. 이 짐승은 일 년 된 흠 없는 수컷으로 양이나 염소 가운데에서 마련하여라. 너희는 그것을 이달 열나흩 날까지 두었 다가, 이스라엘의 온 공동체가 모여 저녁 어스름에 잡아라. 그리고 그 피는 받 아서, 짐승을 먹을 집의 두 문설주와 상인방에 발라라. 그날 밤에 그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불에 구워, 누룩 없는 빵과 쓴 나물을 곁들여 먹어야 한다.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매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 고, 서둘러 먹어야 한다. 이것이 주님을 위한 파스카 축제다. 이날 밤 나는 이집 트 땅을 지나면서, 사람에서 짐승에 이르기까지 이집트 땅의 맏아들과 맏배를 모조리 치겠다. 그리고 이집트 신들을 모조리 벌하겠다. 나는 주님이다. 너희 가 있는 집에 발린 피는 너희를 위한 표지가 될 것이다. 내가 이집트를 칠 때, 그 피를 보고 너희만은 거르고 지나가겠다. 그러면 어떤 재앙도 너희를 멸망시 키지 않을 것이다. 이날이야말로 너희의 기념일이니, 이날 주님을 위하여 축제를 지내라. 이를 영원한 규칙으로 삼아 대대로 축제일을 지내야 한다.'"(탈출 12,1-8.11-14) 제2독서 형제 여러분, 나는 주님에게서 받은 것을 여러분에게도 전해 주었습니다. 곧 주 예수님께서는 잡히시던 날 밤에 빵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 어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 하여 이를 행하여라." 또 만찬을 드신 뒤에 같은 모양으로 잔을 들어 말씀하셨 습니다.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사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입니다.(1코린 11,23-26) 복음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 지 사랑하셨다. 만찬 때의 일이다. 악마가 이미 시몬 이스카리옷의 아들 유다의 마음속에 예 수님을 팔아넘길 생각을 불어넣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내주셨다는 것을, 또 당신이 하느님에게서 나왔다가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것을 아시고,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 셨다.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 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그렇게 하여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자 베드로가, "주님, 주님께 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하는 일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나중에는 깨닫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래도 베드로가 예수님께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하십니다." 하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 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제 발만 아니라 손과 머리 도 씻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목욕을 한 이는 온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 면 된다. 너희는 깨끗하다. 그러나 다 그렇지는 않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당신 을 팔아넘길 자를 알고 계셨다. 그래서 "너희가 다 깨끗한 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다음, 겉옷을 입으시고 다시 식탁에 앉으셔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깨닫겠느냐? 너희가 나 를 '스승님', 또 '주님' 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나는 사실 그러 하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 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요한 13,1-15) 오늘의 묵상 오늘의 독서와 복음은 참으로 대단한 무게를 지니고 있습니다. 탈출기가 전 하는 파스카 축제와 바오로 사도가 알려 주는 성체성사의 제정을 주의 깊게 들 으며 우리가 믿는 구원의 신비가 어디에 자리하고 있는지 깊이 묵상하게 됩니 다. 예수님께서 성부 하느님께 건너가실 때를 아시고 제자들에 대한 한없는 사랑 으로 그들의 발을 씻어 주시는 장면에서는 깊은 감동을 받고 오래 멈추어 섭니 다. 구원의 신비가 섬김과 아낌없는 희생에 있음을 거듭 깨닫습니다. 또한 예수 님께서 당신의 모든 것을 바치시어 우리에게 보여 주신 자비가 얼마나 크신지, 우리가 얼마나 큰 자비를 입고 있는 이들인지 진하게 느낍니다. 다윗은 죄를 지은 뒤 이렇게 호소합니다. "하느님, 당신 자애에 따라 저를 불 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크신 자비에 따라 저의 죄악을 지워 주소서"(시편 51 (50), 3). 이 참회의 시편 구절에 알레그리 등 많은 작곡가가 노래를 붙인 곡 '미세레레'(Miserere)는 주님의 희생 제사에서 우리가 체험하는 구원의 은총 을 더없이 신비하고 아름답게 표현합니다. 본디는 주님 수난 성금요일의 아침 기도 때 노래하는 이 곡을 다시 들으며 우리 주님께서 넘겨지시는 것을 보기만 해야 하는 비통함을 느낍니다. 마음이 아픈 한편 그분의 사랑과 자비가 신비로이 가슴에 차오르며 저를 어루만져 주 시는 것도 함께 느낍니다. 우리 주님께서 떠나간 빈자리에 오로지 그분의 자비 가 남아서 우리를 기다립니다.(매일미사에서 옮김) --------------------------------------------------------------- 오늘의 기도 "하느님, 성자께서는 죽음을 앞두시고, 이 거룩한 만찬으로 새로운 제사와 당신 사랑의 잔치를 교회에 남겨 주셨으니, 이 만찬에 참석하는 저희에게 넘치는 사랑과 생명을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4. 4. 17. Martinus
    대영광송 / GLOR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