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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전례(부활 제4주일, 성소 주일) 해마다 부활 제4주일은 '성소 주일'이다. 성소(聖召)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뜻 한다. 하느님의 부르심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교회는 다양한 성소의 가치를 모두 존중해 왔으나, 오늘 성소 주일은 사제, 수도자, 선교사 성소의 증진을 을 위하여 기도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날이다. 이 성소 주일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진행되던 1964년 바오로 6세 교황이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꿈은 적 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 9, 37-38)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정하였다. '성소를 위한 세계 기도의 날', 곧 성소 주일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성소를 계발하고 육성하는 일에 꾸준한 기 도와 필요한 활동으로 협력해야 할 의무를 자각하게 하는 특별한 기회가 되고 있다. 말씀의 초대 베드로 사도의 오순절 설교이다. 베드로는 유다인들에게 그들이 십자가에 못 박은 예수님을 하느님께서 주님과 메시아로 삼으셨다는 점을 선포한다. 이 설교는 사람들의 마음을 깊이 움직여 삼천 명가량이 세례를 받게 이끌었다(제 1독서). 선을 행하는데도 겪게 되는 고난을 이겨 내면, 그것은 하느님의 은총 이다. 이는 인간의 죄를 대신해 짊어지신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르는 일이다 (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목자의 비유를 드시며 당신과 당신의 사람 사이의 관계를 알려 주신다. 목자는 문으로 양을 데리러 들어가며, 양들은 목자를 알 기에 낯선 사람은 따르지 않는다(복음). 제1독서 오순절에, 베드로가 열한 사도와 함께 일어나 목소리를 높여 말하였다. "이스라엘 온 집안은 분명히 알아 두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십자가 에 못 박은 이 예수님을 주님과 메시아로 삼으셨습니다."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꿰찔리듯 아파하며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 게, "형제 여러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베드로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회개 하십시오. 그리고 저마다 예수 그리스 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 물로 받을 것입니다. 이 약속은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손들과 또 멀리 있는 모 든 이들, 곧 주 우리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모든 이에게 해당됩니다." 베드로는 이 밖에도 많은 증거를 들어 간곡히 이야기하며, "여러분은 이 타 락한 세대로부터 자신을 구원하십시오." 하고 타일렀다. 베드로의 말을 받아 들인 이들은 세례를 받았다. 그리하여 그날에 신자가 삼천 명가량 늘었다(사도 2,14ㄱ.36-41) 제2독서 사랑하는 여러분, 선을 행하는데도 겪게 되는 고난을 견디어 내면, 그것은 하느님에게서 받는 은총입니다. 바로 이렇게 하라고 여러분은 부르심을 받았 습니다. 그리스도께서도 여러분을 위하여 고난을 겪으시면서, 당신의 발자취 를 따르라고 여러분에게 본보기를 남겨 주셨습니다. "그는 죄를 저지르지도 않았고, 그의 입에는 아무런 거짓도 없었다." 그분 께서는 모욕을 당하시면서도 모욕으로 갚지 않으시고 고통을 당하시면서도 위 협하지 않으시고, 의롭게 심판하시는 분께 당신 자신을 맡기셨습니다. 그분께 서는 우리의 죄를 당신 몸에 친히 짓고 십자 나무에 달리시어, 죄에서는 죽은 우리가 의로움을 위하여 살게 해 주셨습니다. 그분의 상처로 여러분은 병이 나았습니다. 여러분이 전에는 양처럼 길을 잃고 헤매었지만, 이제는 여러분 영혼의 목자 이시며 보호자이신 그분께 돌아왔습니다.(1베드 2,20ㄴ-25) 복음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셧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양 우리에 들어갈 때에 문으로 들어 가지 않고 다른 데로 넘어 들어가는 자는 도둑이며 강도다. 그러나 문으로 들 어가는 이는 양들의 목자다. 문지기는 목자에게 문을 열어 주고, 양들은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그리고 목자는 자기 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밖으 로 데리고 나간다. 이렇게 자기 양들을 모두 밖으로 이끌어 낸 다음, 그는 앞장서가고 양들은 그를 따른다. 양들이 그의 목소리를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낯선 사람은 따르 지 않고 오히려 피해 달아난다. 낯선 사람들의 목소리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께 서 자기들에게 이야기하시는 것이 무슨 뜻인지 깨닫지 못하였다. 예수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양 들의 문이다. 나보다 먼저 온 자들은 모두 도둑이며 강도다. 그래서 양들은 그 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 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 도둑은 다만 훔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고 올 뿐이다. 그러나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요한 10,1-10) 오늘의 묵상 성소 주일인 오늘은 많은 사람이 '성소의 못자리'라 일컫는 전국의 신학교들 을 방문합니다. 그곳에서 평소에는 개방하지 않는 신학생들의 생활상을 보면 서 인간적인 부족함과 고뇌 속에서도 목자의 길로 나아가는 젊디젊은 그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애틋하게 여기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 서울 신학교를 방문하는 이들이라면 언덕바지에 성곽 쪽으로 나 있는 호젓한 오솔길의 아름다움에 깊은 인상을 받을 것입니다. 신학교에서는 이 길을 '목자 의 길'이라 부릅니다. 서울 신학교 출신의 사제들이라면 누구나 그리 길지 않은 이 산책로를 걸으며 깊은 생각에 잠기거나 묵주 기도를 바친 기억이 있을 것입 니다. 때로는 성소의 고비를 이곳을 거닐며 힘겹게 넘기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 길의 들머리에는 신학교에서 사제 생활의 대부분을 보내며 학생들을 돌본 신부님 한 분이 세운 시비가 있습니다. 이 시비의 시는 시인이자 영성가로서 역 시 신학생들을 가르치고 돌본 최민순 신부님(1912-1975년)의 '두메꼿'입니다. "외딸고 높은 산 골짜구니에/ 살고 싶어라/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벌 나비 그림자 비치지 않는/ 첩첩산중에/ 값없는 꽃으로 살고 싶어라// 해님 만 내 님만 보신다면야/ 평생 이대로/ 숨어서 숨어서 피고 싶어라." 신학생 때 이 시를 보면서 마음이 뭉클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목자 의 길'을 걷는 사제들은 무엇보다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기쁨과 보람을 얻 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에 대한 삯꾼이 아니라 참된 목자로 살아가려는 사제라 면, 이 시가 노래하듯 자신을 사람들 속으로 파견하신 주님에 대한 그리움이 가 슴속에서 꺼지지 않는 불처럼 타올라야 할 것입니다. 내일의 목자인 신학생들 이 소박한 일상 속에서 '숨어서 피어나는 꽃'의 기쁨과 고귀함을 깨닫기를 기도 합니다.(매일미사에서 옮겨 옴) ----------------------------------------------------------------- 오늘의 기도 "하느님 아버지, 성자를 통하여 구원의 문을 다시 열어 주셨으니, 저희에게 성령의 지혜를 베푸시어, 이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착한 목자이신 그리스도의 목소리를 듣고, 풍요로룬 삶을 누리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아멘!" 2014. 5. 11. Martin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