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전례(연중 제27주일, 군인 주일)
한국 교회는 1968년부터 군 사목에 종사하고 있는 군종 사제와 군인 성당, 국군
장병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물질적으로 돕고자 해마다 10월 첫 주일을 '군인 주일'
로 지내고 있다. 오늘 전국 각 본당에서는 군의 복음화를 위한 특별 헌금을 봉헌
한다.
말씀의 초대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 포도밭의 노래를 통하여 주님과 이스라엘 사이의 역사를
비유적으로 전해 준다. 하느님께서 아낌없는 사랑을 베푸셨으나 이스라엘 백성은
그 사랑을 배신하고 악한 결실만을 내놓았다. 이제 그들에겐 심판이 찾아올 것이
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그가 아끼는 필리피의 신자들에게 아무것도 걱정하
지 말고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라고 권고한다. 그러면 하느님
의 평화가 그들을 지켜 주실 것이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포도밭 소작인의 비
유를 들어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의 사랑을 배신한 역사를 상기시키신다. 그들은
예언자들을 박해하고 죽였으며, 이제 당신에게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
께서는 새로운 민족을 세우실 것이다(복음).
제1독서
내 친구를 위하여 나는 노래하리라, 내 애인이 자기 포도밭을 두고 부른 노래를.
내 친구에게는 기름진 산등성이에 포도밭이 하나 있었네. 땅을 일구고 돌을 골
라내어 좋은 포도나무를 심었네. 그 가운데에 탑을 세우고 포도 확도 만들었네.
그러고는 좋은 포도가 맺기를 바랐는데 들포도를 맺었다네.
자 이제, 예루살렘 주민들아, 유다 사람들아, 나와 내 포도밭 사이에 시비를 가
려 다오! 내 포도밭을 위하여 내가 무엇을 더 해야 했더란 말이냐? 내가 해 주지
않은 것이 무엇이란 말이냐? 나는 좋은 포도가 맺기를 바랐는데 어찌하여 들포도
를 맺었느냐?
이제 내가 내 포도밭에 무슨 일을 하려는지 너희에게 알려 주리라. 울타리를 걷
어치워 뜯어 먹히게 하고 담을 허물어 짓밟히게 하리라. 그것을 황폐하게 내버려
두어 가지치기도 못 하고 김매기도 못 하게 하여, 가시덤불과 엉겅퀴가 올라오게
하리라. 또 구름에게 명령하여 그 위에 비를 내리지 못하게 하리라.
만군의 주님의 포도밭은 이스라엘 집안이요, 유다 사람들은 그분께서 좋아하시
는 나무라네. 그분께서는 공정을 바라셨는데 피 흘림이 웬 말이냐? 정의를 바라셨
는데 울부짖음이 웬 말이냐?(이사 5,1-7)
제2독서
형제 여러분,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그러면 사람의 모든
이해를 뛰어넘는 하느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서 지켜 줄 것입니다.
끝으로, 형제 여러분, 참된 것과 고귀한것과 의로운 것과 정결한 것과 사랑스러
운 것과 영예로운 것은 무엇이든지 ,또 덕이 되는 것과 칭송받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마음에 간직하십시오. 그리고 나에게서 배우고 받고 듣고 본 것을 그대로 실천
하십시오. 그러면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필리 4,6-9)
복음
그때에 예수님께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말씀하셨다.
"다른 비유를 들어 보아라. 어떤 밭 임자가 '포도밭을 일구어 울타리를 둘러치
고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웠다.' 그리고 소작인들에게 내주고 멀리 떠났다. 포도
철이 가까워지자 그는 자기 몫의 소출을 받아 오라고 소작인들에게 종들을 보냈다.
그런데 소작인들은 그들을 붙잡아 하나는 매질하고 하나는 죽이고 하나는 돌을
던져 죽이기까지 하였다. 주인이 다시 처음보다 더 많은 종을 보냈지만, 소작인들
은 그들에게도 같은 짓을 하였다.
주인은 마침내 '내 아들이야 존중해 주겠지.' 하며 그들에게 아들을 보냈다.
그러나 소작인들은 아들을 보자, '저자가 상속자다. 자, 저자를 죽여 버리고 우
리가 그의 상속 재산을 차지하자.' 하고 저희끼리 말하면서, 그를 붙잡아 포도밭
밖으로 던져 죽여 버렸다. 그러니 포도밭 주인이 와서 그 소작인들을 어떻게 하겠
느냐?"
"그렇게 악한 자들은 가차 없이 없애 버리고, 제때에 소출을 바치는 다른 소작인
들에게 포도밭을 내줄 것입니다." 하고 그들이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
씀하셨다.
"너희는 성경에서 이 말씀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이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너희에게서 하느님의 나라를 빼
앗아, 그 소출을 내는 민족에게 주실 것이다."(마태 21,33-43)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의 포도밭 소작인의 비유는 구세사 안에서 예수님이 누구이시며 그분
에 대한 반대자들이 궁극적으로 어떤 자리에 선 것인지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
합니다. 이 비유가 이사야서와 시편의 두 가지 구약의 말씀을 인용하는 것에서 이러
한 의도가 더욱 분명해집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에 대한 이스라엘 백성의 지속적 박해의 역사를 배경으로 전개되
는 이 비유가 궁극적으로 보여 주려는 급박한 진실은 무엇이겠습니까? 스위스 출신
의 신학자 라이문트 슈바거 신부는 『희생양은 필요한가?』에서 다음과 같이 잘 요
약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완고해지고 현혹됨으로써 예수를 하느님의 계
시자로 이해하는 것, 그리고 예수의 역사적 핻동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진리가
손상될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완고함'과 '현혹됨'을 슈바거 신부는 모방 욕망에 따른 집단적 허위와 폭
력의 과정으로 해석합니다. 그리고 이 비유에 인용된 시편 118편 22절의 말씀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에 비유 전체의 핵심적
인 가치를 부여합니다. '내버린 돌'이 뜻하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의 '아들의 배척'이
었고, 이는 오히려 집단적 현혹에 은폐되었던 진리가 드러나게 하였습니다.
포도밭 소직인의 비유의 의미에 대한 슈바거 신부의 결론은 이 말씀이 '그때 그들'
못지 않게 오늘의 우리를 향하고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폭력을 행사하는 자들은
자신들의 공격성을 다른 이들에게 투사한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계
시를 통해서 이런 숨겨진 경향이 명백하게 드러나게 되면, 사람들은 결단에 직면하
게 된다. 즉 자신의 행동에 대한 진실을 인정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부터 그 진실을
'의도적인 완고함' 속에서 거부하고 거짓말쟁이와 위선자가 될 것인지를 결단해햐
한다."(매일미사에서 옮겨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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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도
"의로우시고 자비로우신 아버지,
오른손으로 가꾸신 포도밭을 버려두지 않으시듯,
언제나 교회를 보살피고 가꾸시니,
아버지께서 선택하신 가지인 저희가
참포도나무이신 그리스도와 결합하여
영원한 생명의 열매를 풍성히 맺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4. 10. 5.
Martinus
대영광송 / GLO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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