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한다’란 말은 무슨 뜻인가. 인간으로 태어나서 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무엇보다도 ‘인간다워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인간다워지는 일’을 자기의 전공으로 삼으려는 사람을 두고 나는 ‘인간 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무엇을 하든 인간은 자기가 하는 일을 잘 하려고 한다. ‘인간 하는’ 경우도 ‘인간’을 ‘잘 해야’ 한다. 가장 인간답게 되려고 하는 일에 방해가 되는 힘이 나타나면 그 힘이 아무리 무서운 힘이라고 해도 싸워 이겨야 한다. 그 힘에 굴복하는 사람은 ‘인간 하는 일’을 잘 못하는 사람이 된다.
나는 ‘나 하는 사람’과 ‘남 하는 사람’의 차이에 대한 생각을 할 때도 있다. ‘나 하는 사람’은 나밖에 모르는 사람이고, ‘남 하는 사람’은 남의 입장을 생각하는 것이 자기의 일이 되는 사람이다. ‘남 하는 사람’은 ‘인간 하는 사람’의 부류와 협력하는 사람이다.
‘주인 한다’란 말과 ‘노예 한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인간 하려고 하는 사람 앞에 인간 하려는 사람의 의지를 꺾으려는 힘이 나타날 때 사람들은 자기 삶의 방식을 달리 한다.
인간 하려고 하는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힘’이 나타날 때 특히 문제가 된다.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살려만 주십시오. 그러면 당신이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과, “죽여라, 인간함을 못하게 하려는 너에게 나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삶 하는 방식’이 다르게 된다.
살려만 달라고 하는 사람이 살아남으면 목숨은 붙어있어도 죽을 때까지 ‘노예 하는 사람’이 되고, 죽여도 좋다고 말하는 사람은 죽어서도 그렇고, 살아서도 ‘주인 하는 사람’이 된다.
- 이강숙 /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음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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