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밟힌다'는 말에 오래도록 마음을 밟혔다.
그의 뒷모습은 유난히 길어서
그리움과 회한이 물러나질 않았다.
"꼬리 아홉 달린 여우가 있다더라"
옛날이야기 속 꼬리는 간교함이었다.
내 꼬리뼈를 더듬으며 꼬리가 없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휴우, 안심을 내쉬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연줄에 매달린
연 꼬리는 멀리 날아가고픈 꿈이기도 했다.
꼬리 무는 차들과 끝없이 꼬리를 물고 덧붙여지는 소문들.
매연과 짜증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꼬리에 유감이라도 있는지 말꼬리를 자르고,
생후 며칠 된 강아지의 꼬리를 뭉툭,
토끼의 그것으로 만든다.
조작과 음모를 속닥거리는 표정을 뒷모습으로 읽는다.
어둔 창가 쪽의 음습한 기운이 꼬리로 흐른다.
속닥속닥 들릴 듯 말 듯. 그러나 언제까지 비밀이 가능할까.
입은 언제든 누설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
조심해. 길면 밟힌다!!
- 최장순, 포토 에세이 '밟힌다'
꼬리 유감입니다.
균형을 잡아주는 꼬리, 감각의 꼬리.
말꼬리를 잡거나 꼬리를 문 소문으로 변질되기도 하지만,
오늘은 교묘하지 않고 정직하게 행복이 꼬리물기를 바랍니다.
<사색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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