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장밋빛 스카프 이야기 / 김왕노

뚜르(Tours) 2024. 6. 3. 22:00

 

 


장밋빛 스카프 이야기   / 김왕노



장미의 축제 기간이 오면 누구나 장미에 대해 말해
장미 빛깔마다 다른 꽃말에 대해 장미 가시에 찔려 죽은
릴케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런데 나는 <장밋빛 스카프>란 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랑을 할 때마다 백만 송이 장미가 핀다는 그 먼 별나라에 대한
이야기도 좋지만 전방에서 함께 군 생활 한 대학교 리드싱어였던
경호가 잘 부르던 노래, 그러나 차량 전복 사고로 전방에서 죽은
경호 이야기, M16을 기타 삼아 부르던 경호의 <장밋빛 스카프>

내가 왜 이럴까. 오지 않는 사람을 부르면
경호가 살아 돌아올 것 같아
지금은 틈틈이 내가 부르는 노래, 눈물의 노래



- 김왕노,​『백석과 보낸 며칠간』(천년의시작,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