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병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장례식.
동급생들에게 불려 가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는 것을
엄마에게 도저히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날 지훈(가명)이가 집단 폭행을 당한 이유는
전날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지훈이는 남들과 대화를 하거나 소통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말이 조금 어눌합니다.
병마와 싸웠던 아버지, 밤늦게까지 식당에서 일하는 엄마,
기초생활수급자, 어눌한 말투.
이 중에 지훈이의 잘못으로 생겨난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모든 상황으로 동급생들에게
괴롭힘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지훈이를 때리는 동급생들도 자신들이
왜 이 친구를 때리는지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냥' 그들은 지훈이를 재미 삼아
때렸습니다.
그날도 CCTV가 없는 곳으로 끌고 가서
2시간 동안 지훈이를 계속 폭행했습니다.
집으로 돌려보낼 때는 흘린 피를 꼼꼼히 닦아내면서
자신들의 범죄에 대한 흔적을 없애려고 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지훈이는 맞았다는 이야기를 못했습니다.
하지만 상처가 너무 심해서 병원을 찾았습니다.
의사는 폭행에 의한 상처라는 것을 눈치챘고,
드디어 모든 상황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의사는 그때의 상황에 대해 말해주었습니다.
"급소를 정말 살짝 피해 갔는데
조금만 더 맞았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병원에 누워있던 지훈이는 엄마한테 말했습니다.
"엄마, 내가 죽으면 다 끝나는 걸까.
너무 무섭고 힘들어..."
엄마는 먹고사는 것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지훈이를 챙기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한참을 울었습니다.
따뜻한 하루를 통해 많은 분들이 정성을 모아주셨고
너무 감사하게도 1천5백만 원의 후원금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후원금은 지훈이 치료와 생계비 지원으로
매달 후원하고 있으며 긴급하게 집 이사를 도와드렸는데
여전히 밤마다 지훈이를 불러내는 다른 동급생들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머니는 사건 이후 폭행 가해 주동자 3명 중
한 명에게는 합의를 해주었다고 합니다.
평생 절대 용서 못 할 줄 알았는데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아들과 상의해서 합의해 주었습니다.
그 친구는 합의를 해서 소년원 2년 송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두 명의 가해자는 아직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지금 지훈이는 학교, 병원, 심리상담소 말고는
집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역경이 지훈이를 더욱 강하게 연단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희망 없는 사람이라며
국비 지원 위탁교육을 통해 자격증 취득과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힘들고 지치고 아프고 괴로워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저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아무런 힘도 없을 것 같은 연약한 마음에도
작은 소원과 희망이 봄철 새싹처럼
담겨 있는 법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걷고 있는 지훈이에게 따뜻한 응원이
댓글을 남겨주세요.
<따뜻한 하루>
'東西古今'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우와 농부 (0) | 2024.06.12 |
---|---|
세 황금 문 (0) | 2024.06.11 |
승자와 패자의 차이 (0) | 2024.06.09 |
육상 소녀의 꿈 (0) | 2024.06.08 |
그림자를 판 사나이 (0) | 2024.0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