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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 떠나는 날 /高松 황영칠

시월이 떠나는 날   /高松 황영칠  설레는 가슴으로 만난 포옹이붉은 사랑의 민 얼굴만 남긴 채이별할 속셈이었다면차라리 만나지나 말 것을 뜨겁던 늦더위의 녹색 가슴이 내민시원한 입김 불어오는 유혹의 동산에서미처 이별의 손수건도 내밀지 못했는데어이 하여 떠나려 하십니까 불꽃처럼 일어난 빨간 사랑을에머럴드 가슴에 알알이 심어 놓고한 잎 두 잎 떨어지면깊이 팬 상처는 어찌합니까 붉은 사랑이 떠나는 날떨어지는 시월의 달력 앞에끝내 감추지 못하는 눈물을 어찌하나요 하지만먼 훗날 다시 오마 는 당신을바위가 되어 기다리렵니다.

이 한 편의 詩 2024.10.31

불안한 감정

내 직업은 대리운전기사입니다.다른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내 일은 시작됩니다.언제 올지도 모르는 호출을 기다리면서 서성입니다.하루 평균 다섯 시간은 뛰거나 걸어야 하는데이제는 힘에 부치기 시작합니다.그런 나에게도 빛나는 시절은 있었습니다.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했고 가정도 꾸렸습니다.곧 아들 둘이 태어났고, 아이들의 재롱을 보며행복했습니다.성실하게 일하면 안정된 삶은 계속될 거로 생각했습니다.하지만, 회사의 부도로 내 기대는 무너졌습니다.가족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아무 일이나닥치는 대로 했습니다.대리운전 손님으로 아들 또래를만날 때마다 아들 생각이 납니다.변변히 뒷바라지도 못 했는데 혼자 열심히 공부해서명문 대학에 합격한 자랑스러운 아들입니다.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지만,노후 준..

東西古今 2024.10.31

[많건부] 식후 3분 vs 30분...양치질, 언제 해야 좋을까?

어떤 음식을 섭취하는지에 따라 언제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은지 달라진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루 세 번, 식후 3분 이내, 3분 동안 양치질하라는 ‘3·3·3 법칙’은 그동안 양치질의 정석으로 알려져 왔죠. 그러나 식후 3분 이내가 아닌 30분 후에 양치질을 하는 게 좋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습니다. 결론은 식후 바로, 식후 30분 둘 다 괜찮습니다. 다만 어떤 음식을 섭취했는지에 따라 언제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은지 달라집니다. 충치예방을 위해선 치아의 적정산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만약 치아 표면의 산도가 높아지면 충치를 유발하는 박테리아와 세균이 왕성하게 활동합니다. 이때 발생하는 산이 치아를 더 강하게 부식시키고 그 속으로 박테리아와 세균이 침투하며 충치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

건강코너 2024.10.30

사과를 먹는 순서

두 사람이 사과가 담겨있는 상자를각각 선물로 받았습니다.두 사람은 각자 자신의 상자에서매일 사과를 꺼내 먹었는데한 사람은 가장 맛있어 보이는 사과부터 꺼내 먹었고,다른 한 사람은 가장 맛없어 보이는 사과부터꺼내 먹었습니다.어느 날 두 사람은 왜 사과 먹는 순서를그렇게 정했는지 서로에게 물어보았습니다.먼저 맛있는 사과부터 먹는 사람이대답했습니다."나는 매일 내가 가진 것 중가장 좋은 것을 나에게 주고 싶네.그렇게 하면 나는 사과가 다 없어질 때까지매일 내가 가진 사과 중 가장 맛있는사과를 먹을 수 있어."그리고 이번에는 맛없는 사과부터먹는 사람이 대답했습니다."나는 사과를 먹을 때마다, 지금 이 사과도맛있지만 내일은 더 맛있는 사과를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아주 기쁘고 즐거워.그 즐거움은 오늘 먹는 사과의 ..

東西古今 2024.10.30

단단한 그늘

단단한 것은 사실 상처가 깊다소나무 숲에서 비틀거리는 고목을 붙들어허공에 키를 세운다쇠로 된 지지대는 나무인 양어깨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숲은 나무들의 집오랫동안 그늘을 키운 고목의 힘으로숲을 지탱하는, 노모사고로 인한 뇌손상 탓인지오래도록 비틀거렸다자주 허공을 짚고 쓰러지곤 하여지팡이와 유모차가 걸음 옮겨주고기댈 수 있는 사람의 어깨가늘 곁을 지켜야 했다나무든 사람이든서로가 서로에게 어깨를 내어주면측은할수록 단단해지는 그늘이 된다가벼워지는 노모, 그늘이 짙다- 송문희, 시 ‘단단한 그늘’단단해진다는 건, 상처에 상처를 보태 더께가 앉았다는 것.든든하거나 튼튼하다는 의미와 비슷한 듯 다릅니다.“단단한 것”이 상처가 깊은 것도 그 이유입니다.단단해지기 위해 스스로 상처를 껴안은 채 몸부림치거나그 상처 속에서..

소금 같은 사람

소금이바다의 상처라는 걸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소금이바다의 아픔이란 걸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세상의 모든 식탁 위에서흰 눈처럼소금이 떨어져 내릴 때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그 눈물이 있어이 세상 모든 것이맛을 낸다는 것을- 류시화 시인의 '소금' 중에서 -다양한 조미료 중에서도소금은 고유한 맛으로 우리 삶에깊은 영향을 미칩니다.달콤한 설탕은인생의 쓴맛을 잊게 해 주고,고소한 참기름은텁텁한 삶을 마치 신혼 생활처럼달콤하고 고소하게 바꿔줍니다.화끈한 고춧가루는단조로운 일상을 뜨거운 열정으로바꿔줄 수 있습니다.그러나 이들 중에서도 소금은단순히 짠맛을 넘어섭니다.조금 덜 달콤하거나 덜 고소한음식을 먹을 수는 있지만,소금 없는 요리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소금의 맛이 바다의 상처와 눈물이듯우리의..

東西古今 2024.10.29

우체국을 지나며 / 문무학

우체국을 지나며   / 문무학살아가며 꼭 한번은 만나고 싶은 사람우연히 정말 우연히 만날 수 있다면가을날 우체국 근처 그쯤이면 좋겠다​누군가를 그리워하기엔 우체국 앞만 한 곳 없다우체통이 보이면 그냥 소식 궁금하고써놓은 편지 없어도 우표를 사고 싶다​그대가 그립다고 그립다고 그립다고우체통 앞에 서서 부르고 또 부르면그 사람 사는 곳까지 전해질 것만 같고​길 건너 빌딩 앞 플라타너스 이파리는언젠가 내게로 왔던 해 묵은 엽서 한 장그 사연 먼 길 돌아와 발끝에 버석거린다​물 다 든 가로수 이파리처럼 나 세상에 붙어잔바람에 간당대며 매달려 있지만그래도 그리움 없이야 어이 살 수 있으랴​​- '공정한시인의사회', 2024년 9월호

이 한 편의 詩 2024.10.28

나의 쓸모

세상이 찾는 사람이 되라.그러면 세상이 그대에게 선물을 줄 것이다.- 랠프 왈도 에머슨나는 세상에 쓸모가 없는 사람,할 수 있는 일도 없고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하는 일마다 되지 않으니 더욱 그렇습니다.그러나 작은 것에서 희망을 보곤 합니다.우연히 발견한 희망.그것이 나를 그 방향으로 이끌어 어느 날 내가 그쪽에서대단한 존재가 되어있기도 합니다.내가 찾아낸 적성과 운, 노력으로 이룬 나의 쓸모입니다.

인생의 세 가지 불행

중국 송나라 성리학의 대표적 학자인 '정이'는인생에는 세 가지 불행이 있다고이야기했습니다.첫째는 '소년등과(少年登科)'로너무 이른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는 것을 일컫습니다.인생의 쓴맛을 보지 못한 사람이단번에 벼슬을 얻는다면 쉽게 나태해지고,교만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둘째는 '석부형제지세(席父兄弟之勢)'라고 하는데,이는 권세 있는 부모, 형제를 두는 것을 뜻합니다.자신의 노력으로 일군 것이 아니기 때문에잘못하면 특권의식에 빠질 수 있으며,어려움이 닥쳐도 끈기가 없어서쉽게 포기할 수 있습니다.셋째는 '유고재능문장(有高才能文章)'으로재능이 뛰어나고, 문장력이 탁월한 것을 뜻합니다.뛰어난 재능을 갖고 태어나더라도인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만에 빠지고 우쭐하여다른 사람들에게 외면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따라서 ..

東西古今 2024.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