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tings(손님들에게)

안타까운 유월아 /황영칠

뚜르(Tours) 2024. 6. 30. 22:10

 

 

안타까운 유월아   /황영칠

 

 

꽃과 신록으로 찬란하던 오월 앞에

미사여구로 붓 놀림에 바쁘던 시인들

오월이 떠나고 네가 온 날부터

찬사에 침이 마른 붓대도 내려놓고

청춘 남녀의 만남도 발길을 돌리더구나

 

화려한 외모에만 눈이 먼 민심에

시들어버린 장미의 시체만 받아 들고

눈물로써 호국 영령들의 영혼을 달래며

피비린내 나는 민족 상잔의 총 칼을

맨 가슴으로 막아낸 안타까운 유월아

 

슬픈 시인들을 위하여

산 자락에 밤꽃도 피워 놓고

접시꽃 오솔길도 다정하게 꾸며 놓고

담장 위에 올라선 능소화도 피워준

너의 눈물겨운 사랑이 애처롭구나

 

아픔이 얼마나 컸기에

38도의 열병도 앓았고

서러움이 얼마나 깊었기에

참지 못한 눈물을 쏟아 놓고 떠난 유월아

눈물 많고 속 깊은 너의 아픔을

 

유월아

나는 알고 있단다

잘 가거라 유월아

다시 보자 유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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