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란 어둠 모두 물리쳐
찰칵, 한 장 담던 날
가장 어여쁜 처녀로 거기 있었다는 엄마
그 환한 풍경을 만든 남자, 네 볼은 복숭아처럼 이쁘다던 그 남자,
그 눈빛이 아직도 뜨거워서
어여쁜 처녀로 다시 태어난다는 우리 엄마
나, 그 사람을 봤네요, 엄마
모르는 곳에서
별스럽게 눈이 가는 남자를 몰래 훔쳐보며
먼 시간으로 들어갔네요
가만 뜨거웠네요
홀로 놀라다가 홀로 슬펐어도
햇살파도 일렁이던 그날
나, 풋풋한 스무 살이었네요
엄마처럼
- 최연수, 시 '기억 한 장'
엄마의 처녓적 사랑을 들어본 기억이 있습니다.
늘 엄마로만 알던 엄마는
나보다 더 풋풋한 처녀여서
애틋한 그 사연으로 들어가 잠시 엄마가 되어본 날.
나도 처음부터 엄마가 아니었듯
내 부모도 오래전 아름답고 멋진 청춘이었을 겁니다.
<사색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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