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시월의 숨결 /김덕성

뚜르(Tours) 2024. 10. 16. 14:34

 

 

시월의 숨결   /김덕성

 

 

높은 가을하늘에서

축복처럼 고운 햇살이 시리게 내리는데

하늘을 우러르며

두 팔을 벌린 나무 가지를 본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

아직 겪어 보지 못한 초년병 잎사귀들

떠날 준비로

불안이 흐르고

 

불안 속에서도

내일엔 더 고운 색깔을 창조하려고

꾸준히 도전하는 잎사귀들

끈질긴 도전에

엄숙히 머리 숙힌다

 

너무 아름다운 시월의 생명에서

난 고운 숨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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