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길 /홍수희
이 길 끝나는
그 어디쯤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네
나무도 선 채로
눈물을 떨구고
코스모스도 부끄러워
제 몸만 흔드는데
가을은 온통
황홀한 참회의 마당
사랑이라 부르기엔
너무 많은 것
원하고 감추기에
급급하였네
이별 앞에 서면
눈이 맑아져
내 안의 슬픔도
제 어둠을 보이느니
사랑이라 부르던
숱한 이유가
그대 오시는 길
가로막았네
여기 비로소
너무 쉽게 입었던
거짓 자아 일랑
가볍게 벗어
희인 들꽃 입고
네게 가리니
이 길 끝나는
어디쯤에서 부디
당신을 만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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