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위기와 시련에 감사해야 하는 까닭

뚜르(Tours) 2025. 5. 1. 11:01

 

 

세계에서 가장 큰 장난감 회사는 덴마크의 레고 그룹이지요? 지난해 매출이 그 전해보다 16% 늘어 약 100억 유로(한화 16조원)이고, 영업이익이 30% 정도라니 대단하지요?

 

1891년 오늘(4월 7일)은 이 세계적 기업, 레고를 만든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이 덴마크의 시골마을 필스코프에서 태어난 날입니다.

 

올레가 처음부터 장난감을 만든 것은 아닙니다. 그는 아버지처럼 목수가 되기로 마음먹고 ‘장인 수업’을 쌓다가 25세 때 빌룬에서 옷장, 창문, 사다리 등 목공제품을 파는 공장을 세웠습니다. 1930년대 대공황 때문에 공장이 문을 닫을 지경에 옹이에 마디라고, 사랑하는 아내까지 갑자기 세상을 떠납니다. 혼자 네 아들을 키워야 하는 상황에서 주저 앉을 수는 없었지요. 그는 큰 나무 소재 대신 자투리로 네 아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만들어 팔았습니다. 첫 제품은 네 아들이 좋아한 목재 오리였습니다.

 

1932년 41세 때에 본격적으로 장난감 회사를 설립했고 덴마크 어로 ‘잘 놀자’라는 뜻의 ‘leg godt’를 줄인 ‘Lego’를 회사 이름으로 지었습니다. ‘Lego’는 라틴어로 ‘내가 함께 놓는다’, ‘내가 조립한다’라는 뜻이라니, 하늘이 레고 블록의 탄생을 미리 점찍어 놓았던 걸까요?

 

회사 창업 직후 코펜하겐의 큰 도매상으로부터 대량 주문을 받았지만, 그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위기에 닥칩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올레는 고민 끝에 직접 제품을 팔기로 하고, 유통업을 시작합니다.

 

레고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계속 성장했습니다. 회사 초기에 셋째 아들 고트프레드가 장난감 코팅 칠을 세 번에서 두 번으로 줄이고는 “원가를 줄였다”고 자랑하다가 아버지에게 호되게 혼이 납니다. 고트프레드는 자신의 경솔함을 반성하고 레고의 슬로건을 짓습니다. “Kun det bedste er godt nok(최고만이 최선이다).”라고···. 올레가 흔쾌히 받아들였고요.

 

레고 공장은 몇 번씩이나 화재로 전소됐지만, 올레는 운명에 무릎 꿇지 않았습니다. 그는 1947년 불에 잘 타는 나무 대신 플라스틱 소재로 전환하기로 결심하고 고가의 플라스틱 제작 기기를 도입합니다. 또 전시회를 둘러보다가 오늘날 레고 제품들의 전신인 플라스틱 조립 장난감을 보고 회사에 도입합니다.

 

당시 블록끼리의 접합력이 약해서 조금만 쌓아도 무너지는 것이 약점이었는데, 연필 자루가 레고의 홈에 끼어 잘 안 빠지는 것을 보고는 블록 안에 파이프를 만들어서 해결했습니다. 또 직원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시스템 블록 장난감’을 만들어 세계적으로 ‘대박’을 칩니다.

 

레고 그룹이 위대한 것은 경영진이 온갖 위기를 감사하게 여기고, 그때마다 고민 끝에 해결책을 찾아내 성공의 발판으로 삼았다는 점일 겁니다. 올레는 화재로 공장이 사라질 때마다 어금니를 깨물고 회사를 변신시켰고 아내와의 사별,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등을 모두 기회로 승화시켰습니다. 행운이 닥쳐 성공한 뒤에는 안주하지 않고 투자와 변신을 거듭했습니다. 돈이 쌓이면 고가의 장비를 샀고 새 비즈니스를 펼쳤지요.

 

어떤가요? 지금 우리에게 올레와 레고의 정신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요? 둘로 갈라진 국내 정치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으킨 세계 경제의 풍파가 아슬아슬합니다. 어쩌면 생존능력과 적응력이 뛰어난 우리 국민에겐 새판을 위한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위기 때마다 오히려 감사 기도를 하고 끊임없이 고민해 새길을 찾은 올레처럼, 우리도 지금 위기를 도약을 위한 토대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위기를 기회로 승화하기 위해서!

 

이성주 기자

 

이성주 기자, Author at 코메디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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