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바람과 흘러간 애인에게 /신미균

뚜르(Tours) 2025. 5. 24. 10:59

 

 

바람과 흘러간 애인에게  /신미균

 

문을 잘 잠궜는데
손잡이가
자꾸 달가닥거린다.

누구냐고 소리쳐도 대답이 없고
창밖을 봐도 아무도 없는데
보이지는 않지만
없지도 않은 것이
가지도 않고 자꾸 자꾸

내 안으로
들어오고 싶은가 보다.

안으로 들어와 봤자
언제 그랬냐는 듯 눈 살짝 내리깔고
앉아보지도 않고, 휭
가버릴 거면서

미안하지만
내 속에 나만 있어서
홀가분하고 참 좋다.

너도
나처럼
혼자 놀아라.


- '시현실', 2024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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