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흘러간 애인에게 /신미균
문을 잘 잠궜는데
손잡이가
자꾸 달가닥거린다.
누구냐고 소리쳐도 대답이 없고
창밖을 봐도 아무도 없는데
보이지는 않지만
없지도 않은 것이
가지도 않고 자꾸 자꾸
내 안으로
들어오고 싶은가 보다.
안으로 들어와 봤자
언제 그랬냐는 듯 눈 살짝 내리깔고
앉아보지도 않고, 휭
가버릴 거면서
미안하지만
내 속에 나만 있어서
홀가분하고 참 좋다.
너도
나처럼
혼자 놀아라.
- '시현실', 2024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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