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4656

최초 의학박사는 왜 대학 대신 농촌으로 갔나?

'농촌 의료의 아버지' 이영춘 박사가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사진=문화재청] 삶의 항로는 우연과 필연이 이어지면서 결정되고, 때로는 누군가의 영향으로 결정된다는 점을 1980년 오늘(11월 25일) 눈감은 ‘한국의 슈바이처’ 이영춘 박사의 삶을 살피며 확인합니다. 1883년 고종이 미국에 파견한 보빙사절단 일행은 워싱턴으로 가는 기차에서 감리교 목회자 존 F 가우처 박사를 만납니다. 가우처는 민영익과 대화를 나누고 조선이 개척 선교의 적지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는 선교위원회의 승인이 나지 않자, 일본에 있던 로버트 맥클레이에게 조선에 가 달라고 부탁합니다. 맥클레이는 ‘개화 지식인’ 김옥균을 접촉, 고종의 의료선교 윤허를 받았고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스크랜튼 등이 잇따라 입국했습니다. 호러스 언더우드는..

東西古今 2025.01.25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막현호은 막현호미(莫見乎隱 莫顯乎微)숨은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이 없으며,미세한 것보다 더 잘 나타나는 것은 없다.- 중용 -처음에는 낯설게 들릴 수 있는 문장입니다.우리 사회는 더 자신을 알리고 드러내기 위한경쟁이 치열한 시대니까요.그런데 이 말은 사실 진정한 드러냄은억지로 나서서 하는 것이 아니라,오히려 자연스럽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가장 큰 힘이 있다는 교훈을주고 있습니다.*************************기자불립 과자불행(企者不立 跨者不行)발뒤꿈치를 들고 오래 못 서고,가랑이를 넓게 벌리고 오래 못 걷는다.- 노자의 도덕경 -마치 우리가 급하게 성공을 좇아성큼성큼 걸어가며, 가끔은 발에 쥐가 나도록무리한 걸음을 걸을 때가 있지만그 급하게 가는 길은 오래가지못하는 것입니다.멀리 길게 ..

東西古今 2025.01.24

할아버지의 파스

어느 날 밤 허리가 너무 아파 잠을제대로 잘 수 없었던 할아버지가아내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여보, 약통에서 파스 좀 꺼내여기에 붙여줘요."할머니는 불도 켜지 않은 채어둠 속에서 손에 닿는 대로 파스를 꺼내평소 하던 대로 남편의 허리에정성스럽게 붙여주었습니다.할아버지는 따뜻한 아내의 손길에 위로받으며"당신이 붙여주는 파스가 최고지!"라고 말하며다시 잠에 들었습니다.아침이 밝았습니다.이날은 김장하는 날이었습니다.할머니는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김장을 마치고 나니 허리가 아파져 와서지난밤 남편에게 붙여줬던 파스가 생각났습니다.약통을 뒤졌지만, 어찌 된 일인지파스가 보이지 않았습니다.대신 '신속배달 중화요리, ○○반점'이라고 적힌중국집 홍보 스티커만 보였습니다.그제야 할머니는 지난밤 붙여준 것이파스가 아닌 중..

東西古今 2025.01.23

보이는 라디오, '하루쉼표'

여러분의 고단한 하루에 잠시라도 쉼을 드리고 싶은따뜻한 하루의 고민 상담 토크쇼'하루쉼표'지난 11월부터 2주에 한 번씩따뜻한 하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공개해 왔습니다.부모님께 드릴 취업 선물 상담부터,인생의 향로를 결정하는 진중한 고민과풋풋하고 두근거리는 연애 상담까지...여러분들의 모든 고민과 속사정을따뜻한 하루 나눔 지기들이 함께경청하고 공감하며 응원한 시간이었는데요.총 4부작으로 기획된 '하루쉼표'가 마지막 회까지다 공개되었습니다.따뜻한 하루 구독자 여러분이직접 신청한 사연과 고민이 소개되고,구독자와 즉석 전화 연결까지...보이는 라디오 ST의 '하루쉼표'지금 바로 만나보세요!주소 : https://www.onday.or.kr/wp/?p=35693공감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 중30명을 선정하여..

東西古今 2025.01.22

작은 것에 감사해야 한다

19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화가인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çois Millet)는노르망디의 작은 마을 그레빌의 농가에서 태어났습니다.가난했던 가정 형편으로 겨울에는 땔감도 없이생활해야 했습니다.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란 그는바르비종이라는 농촌 마을에 살면서농민들의 고단한 일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한'씨 뿌리는 사람', '이삭 줍는 여인들','만종' 등 여러 작품을 그렸습니다.그중에서도 '만종'은 그의 대표작이면서세계적인 명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그림을 보면 노을 진 들판에 밭 갈퀴와 손수레,수확한 감자가 담긴 바구니가 놓여있습니다.그리고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한 부부가멀리 교회에서 울리는 종소리를 들으며기도를 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부부는 해가 질 때까지 밭을 갈아서몇 알의 감자만을 얻..

東西古今 2025.01.21

커피의 심장

요즘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즐겨 마십니다.카페 메뉴를 보면 정말 다양한 커피가 있습니다.그중에서도 양이 적고, 진하며, 쓴맛이 강해쉽게 손이 가지 않는 커피가 있습니다.바로 에스프레소입니다.에스프레소는 그 자체로는 선뜻 마시기어려울 수 있지만, 모든 커피의기본이 되는 존재입니다.에스프레소에 물을 넣으면 아메리카노가 되고,따뜻한 우유를 부으면 카페라테가 됩니다.우유 거품을 더하고 계핏가루나 초콜릿 가루를 얹으면 카푸치노가,캐러멜시럽을 넣으면 캐러멜마키아토가 탄생합니다.심지어 초콜릿 시럽을 넣으면 카페모카도 됩니다.이렇게 다양한 커피 메뉴의 출발점이바로 에스프레소입니다.그래서 에스프레소는 '커피의 심장'이라불립니다.우리의 삶에서도 기본이 되는 것들이 있는데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고, 단조롭고,심지어는 너무 ..

東西古今 2025.01.20

1111... 오늘은 내게 정말 무슨 날?

오늘 11월 11일은 가히 ‘기념일의 축제’라고 할 만합니다. 유럽과 옛 영연방 국가들은 제1차 세계 대전 종전 기념일이고, 우리나라에선 “추모의 날에 6.25 참전 용사도 기리자”는 캐나다 참전용사의 건의를 받아들여 ‘유엔군 참전용사 추모 기념일’로 정했습니다. 농업인의 날이기도 합니다. 한자 11(十一)을 떼어 내 다시 붙이면 ‘흙 토(土)’가 돼 이날이 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농민을 기리는 날이 된 것이지요. 대한민국 해군창립일이기도 한데, 1945년 초대 해군참모총장 손원일 제독이 해방병단을 창단한 날이 기원입니다. 손 제독은 ‘선비 사(士)’를 쪼개 ‘十’과 ‘一’이 겹친 11월 11일로 정하며 선비정신을 이으려고 했으며, 해군에선 이날을 ‘쌍사절(雙士節)’이라고도 부른다네요. 얼마 전까진 보..

東西古今 2025.01.19

뿔과 뿌리는 원래 하나다

우리말에서 '뿔'과 '뿌리'는같은 어원에서 나왔다고 합니다.두 단어는 비슷한 글자와 발음을 가졌지만,전혀 다른 방향성을 지닙니다.뿔은 위쪽을 지향하며 자신을 드러내려 하고,뿌리는 아래쪽을 향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자신을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이 두 단어의 관계는우리 삶과 믿음을 돌아보게 합니다.현대 사회는 뿔처럼 위로만 뻗으려는 태도를 지향합니다.누가 더 높이 올라가고 더 많은 성취를 이뤘는지가가치 있는 사람의 기준이 되곤 합니다.그러나 뿔과 뿌리가 같은 어원에서 왔다는 사실은이 둘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상기시킵니다.뿔이 아무리 화려하고 높다 해도뿌리가 말라버린다면 결국 모든 것은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뿔과 뿌리가 균형을 이루는 삶이야말로가치 있는 삶이며, 흔들리지 않는삶일..

東西古今 2025.01.18

음악에 빠지고 싶은 날, '런던 레코드'

런던 외곽에 있는 낡고 오래된 레코드 샵.주인 존은 오늘도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해 본다.하지만 텅 빈 레코드 샵에는 쓸쓸한 음악만 흘러나오고손님 구경한 지 오래된 앨범들은 먼지만가득 쌓여 있다.그때 커다란 가방을 들고 성큼 들어온 손님 찰리.세계 일주를 방금 마치고 왔다는 그의 가방에는신기한 물건들이 가득하다.그리고 오디션에 떨어진 스칼렛은풀이 죽은 채 존의 레코드 샵으로 들어오고레코드 샵 주인 존이 혜성처럼 등장해전 세계인의 마음을 감동하게 하는데그가 전설처럼 사라진 밴드의 리더라는 것을알게 된다.공통점 없는 이 세 명의 만남은음악으로 하나가 되어가고 서로의 상처를위로해 주며 한 팀이 되어간다.- 뮤지컬 '런던 레코드' 시놉시스 中에서 -=============================2025년, ..

東西古今 2025.01.17

초승달과 별 하나

10년 전 어린 딸아이를 데리고 단둘이서시골에 있는 부모님 댁에 다녀온 적이있습니다.고속버스를 타고 가고 있었는데,땅거미가 지면서 어둠이 짙게 깔리기 시작했습니다.한참 동안 창가에 풍경을 보던 딸아이는밤하늘을 바라보더니 물었습니다."아빠, 낮은 환하니까해님이 혼자 있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달님은 캄캄한 데 혼자 있으면무서울 것 같으니까 반짝반짝 별님이랑같이 있는 거예요?"먹물이 번진 듯이 캄캄한 밤하늘을 바라보면서어린 딸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딸의 말을 듣고 나서야 창밖을 바라보니밤하늘에는 쪽배를 닮은 초승달이 걸려있고,그 옆에 환한 별이 떠 있는 것이눈에 들어왔습니다."그래, 그런가 보네.달이랑 별이 무섭고, 외로우니까같이 있는 건가 봐."그리곤 이내 나의 어깨에 기대 잠들어 버린귀여운 ..

東西古今 2025.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