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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골당 반대” 추기경 차에 계란 투척

뚜르(Tours) 2007. 9. 11. 13:40
  • 9일 오전 서울 노원구 공릉2동 태릉성당 앞에서 이 성당의 납골당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정진석 추기경이 탄 그랜저 승용차에 계란을 던지는 등 격렬하게 시위를 벌였다. 이날 태릉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정 추기경이 타고 온 승용차의 앞 유리창과 보닛 등에 계란 여러 개가 깨져 얼룩이 졌다. 주민 500여명이 몰려와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정 추기경이 탄 승용차는 경찰의 보호를 받고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아침 주민들은 “오늘 태릉성당에서 납골당 축성식이 거행된다”는 소문을 듣고 오전 7시부터 태릉성당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성당부터 인근 지하철 화랑대역까지 곳곳에 포진한 뒤 성당으로 향하는 신도들을 향해 욕설을 하고 계란을 던졌다. 경찰은 충돌에 대비해 경찰버스 100여대와 병력 2500여명을 성당 주변에 배치했다.

    오전 9시 40분쯤 정 추기경이 탄 차량이 성당 정문으로 들어서자, 주민들은 성당을 에워싸고 있던 경찰버스 너머로 계란 수십 개를 던졌다. 주민들은 추기경이 미사집전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에도 뒤에서 계란과 페트병 등을 던졌다.
  • ▲ 9일 오전 서울 노원구 태릉성당 인근 도로에서 이 성당의 납골당 설립을 반대해 온 주민들이 미사를 보러 온 신도들의 차량에 계란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 일부 신도들은 주민들이 던지는 페트병과 계란을 피하기 위해 경찰이 마련한 통로를 통해 양산으로 계란을 막으며 귀가했다. 신도들이 떠난 뒤 주민들은 성당 앞에 남아 오후 9시까지 ‘납골장사 천주교는 물러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계속했다.

    주민들은 2년 전부터 “학교(태릉초, 공릉중)와 불과 2m 거리인 성당에 납골당이 설치되면, 자녀들의 교육환경이 악화된다”며 반발해왔다. 지난 6일엔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함께 거리 시위를 했다. 태릉성당 지하 2층에 짓고 있는 납골당은 현재 약 95% 공사가 이뤄졌지만,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린 노원구와 이에 항의하는 성당 간 소송이 진행 중인 상태다.

    주민 김용우(42)씨는 “평화시위를 계획했으나, 시위 시작 전 주민 대표가 경찰에 연행돼 주민들이 개별시위에 나서게 됐다”며 “성당이 빚을 갚기 위해 납골당 장사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천주교서울대교구 측은 “(이날) 미사는 태릉성당 신축 기념의식으로 납골당 설치와는 관계가 없고, 소송 종료 시까지 납골당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성한 종교의식이 심각하게 방해받아 유감”이라며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집단이기주의 현상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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