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남
영성이란 깨어남을 뜻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줄도 모르긴 하지만 잠들어 있습니다.
잠든채 태어나고 잠든 채 살며, 잠 속에서 혼인하고 잠 속에서
자녀를 낳으며, 깨어나 본 적이라곤 없이 잠 속에서 죽습니다.
우리가 인간이라고 부르는 것의 사랑스러움과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일이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모든 신비가들이 - 가톨릭이든 그리스도인이든
비그리스도인이든, 그들의 신학이 무엇이고 종교가 무엇이든 -
한 가지 것에 이구동성으로 동의합니다.
즉, 모든 것이 좋다. 모든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비록 매사가 뒤죽박죽이라도 모든 것이 좋다고 합니다.
확실히 이상한 역설이죠.
그러나 슬프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들어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좋다는 것을 이해하는 일이 없습니다.
악몽을 꾸고 있는 겁니다.
작년에 스페인의 텔리비전에서 한 신사 이야기를 본 일이
있는데, 이 젊잖은 어른이 아들의 방에 가서 문을 두드립니다.
"얘야, 일어나거라!"
"일어나고 싶지 않아요, 아버지."
아버지가 소리칩니다.
"일어나 학교 가야지."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아요."
"왜 싫어?"
"세 가지 이유 때문에요.
첫째 거긴 너무 시시하고, 둘째 아이들이 너무 성가시고,
셋째 전 학교가 싫어요."
그러자 아버지가 말씀하십니다.
"그래, 그럼 난 네가 왜 반드시 학교에 가야하는지 세 가지
이유를 말해 주마. 첫째 그건 네 의무이고, 둘째 네 나이가
마흔다섯 살이고, 셋째 넌 교장이기 때문이다."
일어나십시오.
잠을 깨십시오!
여러분은 어른들입니다.
잠들어 있기에는 너무 컸습니다. 깨어나십시오!
장난감 놀일랑 이젠 그만두십시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치원에서 나오고 싶다고들 하지만
믿지 마십시오. 그들의 원하는 전부는 부서진 장난감들을
고쳐 달라는 겁니다.
"내 아내 돌려 달라. 내 직업 돌려 달라. 내 돈 돌려 달라.
내 명성, 내 성공을 돌려 달라."
이게 그들이 원하는 겁니다. 장난감들을 되찾아 놓으려는
거죠. 그게 다예요. 최고의 심리학자도 사람들은 치료받기를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다고 말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건 안도하는 겁니다. 치유란 고통스런
법이니까.
아시다시피 잠에서 깨어난다는 건 즐겁지 않죠.
침대에 누워 있을 때가 기분 좋고 안락하죠.
깨워진다는 건 짜증스런 노릇이죠.
이때문에 지혜로운 구루(힌두교 스승)는 사람들을 깨우려
하지 않습니다.
나도 이 점에서 현명한 태도를 취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잠들어 있더라도 결코 억지로 깨우려 들지는
않으렵니다.
내가 때때로 "깨어나십시오!" 라고 말할지라도 실은 내가
할 일은 전혀 아닙니다.
내 본분은 내 일을 하는 것이고 내 춤을 추는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거기서 득을 본다면 좋은 일입니다.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매우 애석한 일이고요.
아랍인들 말마따나 "비는 똑같지만 플밭의 가시나무가
자라게도 하고 정원의 꽃이
자라게도 한다" 그거죠.
깨달음의 영성「깨어나십시오」에서
안소니 드 멜로 지음 / 김상준 옮김 / 분도출판사 펴냄
▶"인간의 위대한 실상을 일깨우는 것이야 말로 앤소니의
일이 전적으로 관심을 기 울이는 일이었으며, 우리가 자신과
남들에게 빛이 됨을 이해하고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훌륭함을 아는 "깨달음"의 메시지를 선포하는데
진력한 사람이 토니 드 멜로 였습니다."
뉴욕 브롱크스 휘담 대학 드 멜로 영성 연구소
-프랜시스 스트라우드 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