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nor(莊園)

내가 걷는 길

뚜르(Tours) 2008. 11. 1. 10:58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습니다.

흐릿해서 분간할 수 없는 길입니다.

불안과 두려움이 그 안에 웅크리고

첩첩산중을 넘나드는 과객(過客)을

지켜보듯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불투명한 실루엣 사이로 엿볼 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기에 이 길을 걷습니다.

마음은 여린데, 의지를 굳게하는 도움이

현실은 분주한데, 그 안에 쉴자리가 보여

머물고 싶은 욕구가 분수처럼 솟구칩니다.

 

거센 바람이 불면 앞가슴 풀어헤치고

우주를 끌어안고 싶은 오기(傲氣)도 있고

따스한 햇볕 아래 땅따먹기를 하며

본디 부질없는 세상에 연연하지 않고

버리고 떠날 채비를 하고 싶어 걷습니다.

 

나를 버리고 무엇을 취(取)할까?

영원한 생명수, 그 옹달샘 물을 마시게 될까?

작은 원천(源泉)에서 흘러 나오는 그 물을,

내 영혼 안에 흘러야 할 그 물을

진정 마실 수 있게 될 것인가?

 

무엇이 나를 투신하게 하는가?

누가 내 등을 밀며 앞으로 나가라 하는가?

내 의지 안에는 온통 용기로 가득한가?

내 가슴 안에는 사랑을 뿌릴 준비가 되어 있는가?

내 눈에 흘릴 눈물이 솟아나고 있는가?

 

예전의 내가 아니듯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내가 아니듯

신비의 섭리로 걸어 들어갑니다.

삶이 불투명하여 그것을 거부하던

예전의 내가 아님을 깨닫습니다.

 

2008.11.01

 

Marti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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