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강좌 체험기
성녀 데레사의 계단을 타고 예수님께로 - 제1차 아빌라 영성강좌 & 순례피정을 다녀와서 -
홍 영희 (성체 성혈의 리디아) 서울 가르멜산의 성모 재속 가르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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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순례 여정 두 번째 순례 날인 8월 10일에 저희는 성녀 데레사의 무덤이 안치되어 있는 알바 데 또르메스 수녀원과 가르멜 산길의 중요한 필사본이 보관되어 있는 알바 데 또르메스 수도원, 그리고 남자 맨발 가르멜 첫 수도원이 창립된 두로엘로, 그리고 십자가 성 요한의 탄생지인 폰티베로스를 방문했습니다. 그 날 미사는, 성녀의 무덤이 안치된 알바 데 또르메스 수녀원 대성당에서 봉헌했는데 정말이지 벅찬 감동의 순간이었습니다.
성녀의 유해는 삼중관에 모셔져 있는데 그 관을 열 수 있는 세 개의 열쇠는 로마에 계신 맨발 가르멜 수도회 총장님과 그 곳 원장 수녀님 그리고 수녀원이 위치한 알바 데 또르메스의 공작 가문의 어른이 각각 지니고 있으며, 세 분이 만장일치로 승인해야만 성녀의 유해가 안치된 세 개의 관을 열 수 있다고 합니다. 저희 일행은 미사 후에 면회실에서 손솔레스 원장 수녀님을 만나 인사를 나눴습니다. 수녀님께서는 저희를 반갑게 맞이하시며 하느님의 축복을 빌어주셨습니다. 비록 말은 안 통했지만 저희는 서로를 격려하며 기도 안에서 일치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두루엘로였는데, 그곳에 본래 있던 수도원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사라져 버렸고 현재는 이를 기리는 작은 경당이 복원되어 순례객들을 맞고 있었습니다.
이 경당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수녀원에서 사시는 가르멜 수녀님들께서 1950년대에 버려져 있던 이곳을 구입해서 복원 한 후 관리하고 계시다 합니다. 직접 수녀님들을 뵙지는 못했지만 윤 분도 신부님을 통해 당신들이 손수 만드신 작은 나무 십자가를 저희들에게 하나씩 선물해 주셨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저희 일행이 두루엘로에 도착하기 전에 버스 안에서 미리 두루엘로 수도원 창립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순례를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고, 또 함께 창립사에 나오는 관련 구절들을 읽었는데 특히 창립사 14장 6절은 다시 들어도 정말이지 눈물겹게 아름다운 장면이었습니다. 순례 셋째 날인 8월 12일에는 성녀께서 1567년 세 번째로 창립하신 메디나 델 깜뽀 가르멜 수녀원과, 1568년에 네 번째로 창립하신 수녀원이자 완덕의 길 발랴돌리드본이 있는 발랴돌리드 가르멜 수녀원을 순례했습니다. 완덕의 길 강의를 통해 그리고 발랴돌리드 수녀원 방문을 통해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된 것 중에 하나는, 완덕의 길은 두 가지 판본이 있다는 것과 저희가 한국어로 보는 완덕의 길은 발랴돌리드 가르멜 수녀원에 보관되어 있는 책이며, 그것 말고 성녀께서 본래 처음 쓰신 원고이자 성녀의 본래 사상이 더 깊이 담겨 있다고 여겨지는 완덕의 길 에스코리알본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한국어로는 아직 번역이 안 되어 읽을 수 없음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강좌가 거의 끝나고 한국으로 출발하기 바로 전날 저희는 일정을 약간 수정해서 에스코리알 왕궁 도서관을 방문할 기회를 갖게 됐는데, 바로 그곳에 성녀의 주옥같은 작품인 완덕의 길 에스코리알본과 자서전, 창립사 원본이 보관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발랴돌리드 수녀원의 수녀님들의 배려로 완덕의 길 원본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져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정말이지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보물과의 만남이 있은 다음, 저희는 그곳 수녀님들과 만나 근 1시간가량을 함께 보내며 우정을 나눴습니다. 그분들과 헤어지기 전 저희는 이번 영성강좌 1차 팀의 주제곡인 「인내」(“아무것도 너를 ~ ”)를 불러 드렸습니다. 그 노래를 들으신 수녀님들이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모른답니다. 수녀님들은 당신들이 직접 만드신 비스킷과 따스한 차로 저희를 진심으로 환대해 주셨는데 지금도 그 날을 생각하면 수녀님들의 환한 얼굴이 문득문득 떠올라 감사드리곤 합니다. 보름동안 머물던 아빌라 신비신학 대학원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희는 메디나 델 깜뽀를 방문했습니다. 그곳은 십자가의 성 요한 가족이 성인이 9살 되던 해에 이사를 와서 오랫동안 살던 곳으로 당시에는 국제 무역시장이 정기적으로 섰던 아주 번화한 도시였다고 합니다. 저희는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성인이 사제가 되어 돌아와 첫 미사를 봉헌한 성당(성 요한 성당)에서 성인과 한 마음이 되어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가르멜 수도원을 방문하게 됐는데 원장이신 가브리엘 신부님께서는 상세히 수도원의 역사와 유물들에 대해 설명해 주셨고 시원한 맥주까지 대접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스페인 내전 때 순교하셨으며 얼마 전 시복되신 여러 가르멜 신부님들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그 중에 한 분이 원장 신부님의 숙부님이셔서 그분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이야기를 듣고 상본이며 책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신부님께서는 그분이 순교하시기 전, 가족에게 보내는 유서를 보여주시며 설명해 주셨는데 그 유서에는 자신은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다는 것과 이제 주님을 만나러 가기 전에 모든 사람을 용서하니 남아있는 여러분들도 다른 사람들을 모두 용서하며 받아들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말씀에 저희 모두는 숙연해졌고 저희 각자의 모습을 돌아보며 성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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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립사14장 6절- 7절L3
1568년 대림절 첫 주일인지 둘째 주일이지 확실하지 않습니다만은 베들레헴에 못지 않는 문간방에서 첫미사가 올려 졌습니다. 1568/11/28. 다음해 사순절에 나는 똘레도에 가는 길에 거기 들를겸 이른 아침에 갔었더니 안토니오 신부께서 여느때 처럼 기뿐 얼굴로 성당입구를 쓸고 계셨습니다. "아이구 신부님 이게 무슨 짓입니까? 체면이 서지 않습니다." 라고 하니 , 쌓이고 쌓인 행복을 감출수 없다느 표정으로 "그 따위를 문제 삼던 때가 저주스럽습니다."고 하셨습니다. 성당에 들어서자 나는 감탄해 마지 않았습니다. 방사하는 경건한 분위기. 나 혼자만 감탄한 것이 아니라 내 친구로 메디나에서 같이 온 두분의 장수들도 그저 흐느낄 뿐이었습니다. 얼마나 숱한 십자가와 해골이 여기 저기 있었는지! 성수그릇에 달린 작은 나무 십자가는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리스도를 그린 종이쪽지를 붙였는데, 그 어떠한 예술품보다 내 신심을 일으켜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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