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멜 영성

[스크랩] - 제1차 아빌라 영성강좌<2> / 아빌라 강생수녀원과 성녀 생가성당 .... -홍 영희

뚜르(Tours) 2009. 6. 17. 09:10

 

 

 

성녀 데레사의 계단을 타고 예수님께로

- 제1차 아빌라 영성강좌 & 순례피정을 다녀와서 -


 

 

홍 영희(성체 성혈의 리디아)

서울 가르멜산의 성모 재속 가르멜회


                  II. 순례 여정


                                            

 

                          순례 첫날인 8월 8일, 저희는 성녀가 27년간 사셨던 강생 가르멜 수녀원과 성 빈첸트 성당, 그리고,

 1515년 3월 28일 태어나셔서 일주일 후인 4월 4일에 성녀 데레사가 세례를 받았다고 하는 세례자 요한 성당을 다녀왔습니다.

강생 가르멜 수녀원은 본래 ‘베아따’(beata)라고 불린 신심 깊은 여인들 - 주로 동정녀, 과부들 -

이 모태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베아따들이 1510년 가르멜 회칙을 받아들여, 1515년부터 정식 수녀원 공동체로 출범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창립사 28,40-42에 언급되고 있는 빌랴누에바 데 라 하라 가르멜 수녀원의 창립 멤버들도

베아따들이라 합니다).

  

                       아빌라 신비신학 대학원에서 걸어서 5분 남짓한 거리에 강생수녀원이 있는데, 정문을 들어서면 무엇보다도

 영혼의 성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마당에 세워져 있는 것이 눈에 띠었습니다. 돌 십자가를 중심으로 해서 바닥에 원이 일곱

 개 그려져 있고, 십자가 바로 앞의 가장 중심원에서부터 VII. VI. V. IV. III. II. I 이라는 로마 숫자가 차례로 새겨져 있었습니다.

 각각의 숫자는 각 궁방을 표시한 것입니다. 십자가에서 가장 먼 가장자리 원이 1궁방, 영혼 가장 깊은 지밀 속에 현존하는

 예수님이 계신 곳을 표시하는 십자가의 원이 7궁방인 셈입니다. 

 

                       

 

                    

                      이번 강좌를 통해 알게 된 것 가운데 하나는 흔히 말하는 궁방과 궁방 사이의 구별이 어떤 물리적

, 공간적 개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실 하느님과의 깊은 사랑의 신비를 체험한 많은 신비가들은 자신이 체험한

 신비를 인간의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어서 시나 상징 또는 비유를 통해서 이를 표현한다고 합니다. 현대의 여러

가르멜 수도회 학자 신부님들의 연구에 따르면, 성녀가 영적 여정을 궁방으로 표현한 것은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인격적인 사랑의 관계가 심화되는 정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신비신학 대학원의 전신인 영성센터를 설립한

신부님 가운데 한 분인 막시밀리아노 신부님은 20세기 초반의 인격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우정’을 해석하며 이를

사모님이 가르치신 기도의 여정에 적용해서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재해석하셨다고 합니다. 윤 신부님의 이런 설명을

 들으며 저희는 강생 수녀원의 외부 정원과 박물관을 구석구석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강생 수녀원은 마치 성녀의 친정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하기야 젊은 시절 27년간을 사셨고 또 그 후에 다시 원장으로

 부임하셔서 몇 년간을 더 사셨다 하니 근 30년이라면 당신의 수도생활 여정 가운데 반생을 이곳에서 보내신 것이지요.

그곳에는 성녀의 체취를 느끼게하는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성녀께서 지내셨던 수방, 원장 재임 시절 사용하셨던 집무실, 당시 다른 개혁 수녀원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인본주의적 가르멜의 개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동체 휴식 때 사용한 악기들, 주방 냄비들하며, 또 성녀의

회심에 큰 영향을 미친 기둥에 묶여 매 맞으시는 예수님 상, 그리고 성녀께서 꼬마 예수님을 만나 그 당돌한

꼬마로부터 “나는 데레사의 예수다”라는 말씀을 듣고서야 예수님인 줄 아셨다는 성녀의 체취가 묻어 있는

그 계단에는 순례객들을 위해 봉쇄 창살 안쪽 계단에 성녀와 꼬마 예수님의 인형이 가지런히 세워져 있었습니다.

 

 

    "너는 누구냐"에 나는 "데레사의 예수다"라고 하신 아기예수님.   성녀가 묵상하신 고난받으시는 예수

 

 

                                                                                                                   

     강생 수녀원을 방문한 저희는 아빌라 시내로 올라가면서 성 빈센트 성당을 잠시 방문했습니다.

 

                  

                                         성 빈센트 성당                                            성녀 생가 터에 세운 성당    

                                                                                               

 

 

성 빈센트 성당은 15세기경에 지어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아주 아름다운 성당인데 성녀께서

 성 요셉 수녀원을

 창립하신 후 아예 살러 들어가시기 전에 이곳에서 한참을 기도하신 후 맨발로 강생수녀원까지 걸어가셨다고 합니다. 윤신부님께서 자서전에 나와 있는 그 이야기를 짚어가며 설명해 주셔서 책 속에 숨어있던 그 유적지가 마치 살아서 제게 이야기하는 듯했습니다.

 

다음으로 저희가 간 곳은 성녀 데레사 가족이 살았던 생가 자리에 지은 성당과 수도원이었습니다.

현재 그곳에는 카스틸랴 관구 신부님들이 살고 계시며 사목을 하시는데, 대성당 안쪽에는 성녀께서 태어나셨다는 방을 다소곳하게 꾸며놓고 많은 순례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 방에서 제 눈길을 끈 것은, 성녀에게 많은 영향을 준 신부님들이 소속된 여러 수도회들을 벽화로 그려서 장식한 것입니다. 그 벽화에는 ① 맨발 가르멜의 모태가 되는 원 가르멜 신부님 ② 예수회 신부님들:프라다노스 신부님, 마르띤 구띠에레즈 신부님, 헤로니모 리팔다 신부님 ③ 도미니꼬회 :베드로 이바녜즈 신부님, 도밍고 바녜스 신부님, 가스파르 데 살라사르 신부님  ④ 프란치스코회 :알깐따라의 베드로 신부님, 알론소 말도나도 신부님 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출처 : 서울 가르멜산 성모 재속회
글쓴이 : 장미비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