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상식

제대 준비(2) : 감사와 공경의 중심 '주님의 식탁'

뚜르(Tours) 2010. 6. 7. 10:49
제대 준비(2) : 감사와 공경의 중심 '주님의 식탁'
 
조학균 신부(에수회, 전례학 박사)
 
 
제대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봉헌한 사건을 기념하고 재현하는 장소, 그리스도인들을 당신 식탁으로 초대하는 감사제의 중심이 되는 장소 역할을 한다. 초대 교회는 3세기까지는 제대가 이교도 풍습을 반영한다고 여겨 제대의 필요성에 대해 관심을 쏟지 않았다.
 
오늘날에는 성찬례를 거룩한 장소에 있는 제대 위에서 거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거룩한 장소 밖에는 교회가 규정하는 제대포와 성체포를 깔고 십자가와 촛대를 놓고 성찬례를 거행하도록 하고 있다.
 
제대의 신학적 의미는 성찬례 때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하는 성 변화 장소이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희생제물이 되신 장소이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자들과 만찬식탁을 함께 한 장소라는 의미를 갖는다.
 
오늘날 미사에서 성찬례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자들과 함께 했던 최후 만찬을 재현하며, 반복하는 것이다. 개신교의 빵 나눔 예식은 성찬례의 재현(re-presentation)이 아니라 기억(memory)이라는 점에서 가톨릭 교리와 다르다. 사제는 거룩한 미사마다 봉헌을 통한 성찬례 예식을 반복함으로써 그리스도의 희생제사를 기념한다.
 
결국 그리스도인에게 제대는 신학적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제대는 항상 거룩한 구조물이며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의 상징"이며 "주님의 식탁"을 상징하는 감사와 공경의 중심이 되는 장소다.
 
성찬례 거행을 위한 제대 준비는 부제(부제가 없을 때는 공동집전 사제)가 한다. 봉헌된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기 위해 제병을 성반에 놓고, 포도주를 담은 성작에 물을 조금 넣어 주례사제에게 준다.
 
또 제대를 꾸미는 데 있어서 준비해야 할 것은 제대를 덮을 흰 천과 촛불이 제대 위나 제대 가까운 곳에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촛불은 존경과 축제의 표지이기에 모든 전례 행위에 필요하다. 그러나 촛불이 회중이 제대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나 제대 위에 놓인 것들을 쉽게 바라보는 데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미사 경본 총 지침 307항).
 
제대위에 놓이는 초의 수는 전례력에서 지시하는 전례일 등급 순위에 따른다(대축일이나 의무 축일 미사 때는 6개, 주일이나 고유 축일 때는 4개, 그 외 평일에는 2개를 놓는다. 단 교구장 주교가 집전한다면 7개의 초를 준비한다).
 
십자고상은 일반적으로 제대 뒤에 자리잡아 회중들이 쉽게 십자고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는데, 십자고상이 하나일 경우는 십자고상이 회중을 향하고 두 개일 경우(제대 위에 십자고상을 놓을 경우)에는 사제가 십자고상을 바라볼 수 있게 놓는다. 십자고상은 미사전례 중 회중에게 주님 수난의 구원 업적을 기억시켜 준다.
 
제대를 꾸미는 데 있어서 성찬례 예식에 방해가 되는 장식은 삼간다. 제대 주변에 이콘이나 불필요한 예술품(?)을 놓거나, 특히 특별한 날(혼배 혹은 장례미사)의 미사 때 제대를 너무 화려한 꽃으로 장식해서 제대를 바라보는 데 방해가 되거나 성찬례 예식이 보이지 않게 해서는 안 된다.
 
[평화신문, 제1048호(2009년 12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