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찬반 토론에 깜짝 등장… 朴 "미래로 가려면 약속 지켜야"
29일 오후 3시 10분 국회 본회의장 안. 맨 뒤쪽에 앉아 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일어나 발언대 바로 앞 자리로 걸어가자 야당 의원석에서 "어, 어…", "직접 나서나 봐"라는 수군거림이 들렸다. 일부 여당 의원들도 놀란 표정이었다.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안 표결 직전 벌어진 찬반 토론에 직접 나서 수정안 반대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그는 "오늘 표결을 끝으로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새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말을 시작했다. 그는 세종시 문제를 '미래 문제'라고 했다. "미래로 가려면 약속은 반드시 지켜진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며 "정권 바뀔 때마다 전 정권의 정책들이 쉽게 뒤집힌다면, 반대하는 국민들은 언제나 정권교체만을 기다리며 반대할 거다. 끝없는 뒤집기와 분열이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이로 인한 국력낭비와 갈등이 원안추진으로 인한 행정 비효율보다 훨씬 크다는 설명이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논리를 제시한 뒤 '화합'에 방점을 두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그는 "수정안 지지자나 원안 지지자들 모두가 애국이었음을 믿는다. 우리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다. 오늘 결론이 나면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도 이제 모두 마음속에 묻고, 새 미래를 만들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기도 했다.
4선인 박 전 대표가 본회의에서 진행된 법안 찬반 토론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본회의장 발언도 2005년 4월 당 대표 연설 이후 5년 2개월 만이었다. 박 전 대표는 표결처리에 여야가 전날 합의했다는 말을 듣고 직접 토론자로 나서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상당수 친박 의원들도 본회의가 개회되면서 박 전 대표가 토론자로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부 측근들은 "마지막까지 대통령을 반대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며 만류했지만, 박 전 대표는 "국회와 국민들에게 내 생각을 제대로 설명드릴 기회라고 본다. 그동안 세종시 문제를 내가 단편적으로만 언급했지, 종합적으로 정리해서 말한 적이 없지 않으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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