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포기의 문제와 관련하여 교훈적인 동화 한 편을 살펴보자.
중세 유럽의 한 소녀에게 청혼이 들어왔다고 한다.
청혼자의 한 사람은 왕관을 물려 받을 어느 나라의 황태자였고,
또 한 청혼자는 당시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어 있는 기사(knight)였으며,
또 다른 한 사람은 부유한 상인의 아들이었다고 한다.
이 소녀는 세 사람 모두가 마음에 들어 선택을 못하고 망설이며 시간만 끌게 되었다.
소녀가 시간만 끌자 청혼자들은 모두 화를 내며 떠났다.
청혼자들이 떠나가 버리자 소녀는 병을 얻어 앓다가 죽게 되었고,
그의 무덤에서 꽃이 한 송이 피어났다 한다.
그 꽃의 봉오리는 황태자가 물려받을 왕관을, 꽃잎은 기사의 칼을, 그리고 뿌리는 상인의 아들이 물려받을 금괴를 닮았다고 하다.
이렇게 튤립(tulip)이 된 소녀의 비극은 선택과 포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이다.
선택과 포기는 주제를 정립하고 그 주제에의 집착을 가능하게 하는 두 기둥이다.
선택과 포기를 분명히 하여 세계적 기업이 된 케이스로서 인텔(Intel)사를 들 수 있다.
오늘 날 마이크로프로세서(microprocessor)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인텔사는 1970년대부터 마이크로 프로세서와 메모리 반도체 칩(DRAM chip) 두 가지를 모두 생산하고 있었다.
그런데 1980년대가 되면서 일본이 메모리 반도체 칩을 생산하여 미국시장에 싼 가격으로 덤핑하기 시작했다.
메모리칩은 만들기가 비교적 쉬운 제품이므로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개발도상국에서도 많이 뛰어들 것이라고 판단한 인텔은 마이크로 프로세서에만 전념하기 위하여 1985년 메모리 칩의 생산을 포기했다.
기업의 자원과 노력을 마이크로프로세서에만 투입함으로써 인텔은 386, 486, 펜티엄(pentium) 칩을 개발함으로써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의 80%를 점유하게 되었다.
이처럼 주제를 분명히 한다는 것은 선택을 분명히 한다는 것이고, 선택은 선택 안 한 것에 대한 포기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포기가 선택보다 더 어려운 때가 많다.
그래서 흔히들 선택은 하되 포기를 거부하다가 어느 분야에서도 뒤지는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
이제 우리 나라 기업도 튤립이 된 소녀의 비극, 인텔의 성공방식을 교훈으로 삼아 주제를 분명히 하되 그 주제에서 벗어나는 일은 과감하게 포기하는 길을 가야 할 것이다.
윤석철 지음 <경영학의 진리체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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