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발묘조장(拔苗助長)

뚜르(Tours) 2011. 1. 22. 00:39

급하게 서두르다 오히려 일을 망친다는 뜻이다. 
성급하게 서두르면 일이 성사되기 어렵고 능력 없는 자가 너무 잘하려고 하다간 오히려 일을 망쳐 놓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맹자(孟子)가 제자인 공손추와 정치(政治)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호연지기(浩然之氣)란 말이 나왔다. 
맹자(孟子)는 호연지기에 대해 설명하고 기(氣)를 기르는 방법을 일러 주면서 호연지기를 기르는데 있어서 첫째 유념해야 할 것은 '그 행하는 것이 모두 도의(道義)에 맞아야 한다. 기(氣)만을 목적으로 해서 길러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양기(養氣)의 방법을 전혀 잊어버리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하였다.
또 양기법(養氣法)에 대하여 설명하기를 '처음부터 기(氣)를 기르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라고 내버려두는 것도 좋지 않고, 또 기(氣)는 길러야 하는 것이라 믿고 그 기(氣)의 성장을 조장(助長)하는 것도 모두 좋지 않다.'
이것이 맹자(孟子)의 양기(養氣)이론이다. 
즉 일을 너무 서둘러 무리하게 조장(助長)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맹자(孟子)의 교훈(敎訓)이었다. 

<맹자(孟子) 공손추(公孫丑)>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송(宋)나라에 어리석은 농부가 있었다. 
모내기를 한 이후 벼가 어느 정도 자랐는지 궁금해서 논에 가보니 다른 사람의 벼보다 덜 자란 것 같았다. 
농부는 어떻게 하면 벼가 빨리 자랄까 궁리 끝에 벼의 마디를 잡아 빼보니 약간 더 자란 것 같았다.
그래서 자기 논의 모를 하나씩 뽑아서 늘여주었다. 
논 전체의 모를 하나하나 뽑아 늘이자니 얼마나 힘이 들었겠는가. 
녹초가 된 농부는 집으로 돌아와 말했다. 
'오늘은 참으로 피곤하다. 
모(벼)가 하도 작아서 잘 자라도록 도와주고(助長:조장) 왔다'라고 말 하였다. 
집안사람들이 놀라 논으로 달려 가봤더니 모가 전부 말라 죽어 있었다고 했다. 

<논어(論語) 자로편(子路篇)>을 보면 자하(子夏)가 거보라는 고을의 태수가 되면서 공자에게 정치하는 방법을 묻자 공자가 대답하였다. 
'욕속부달(欲速不達)이라는 말처럼 급히 서두르지 말고 작은 것에 집착하지 말라. 
급하게 서두르면 일이 성사되기 어렵고, 욕교반졸(欲巧反拙)처럼 작은 것에 매달리다 보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고 일러 주었다.

공자의 이 말은 무릇 관리들과 정치가들이 자기의 임기 안에 치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 속성을 잘 꼬집어 놓은 것이기도 하지만 일반인들도 갖기 쉬운 잘못된 마음가짐을 지적하고 있다.
모든 일에는 성사될 때가 있고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우선은 큰 안목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자만이 진정한 성공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말이다.
공자(孔子)가 이르기를 '서둘러 가려다 오히려 이르지 못한다(欲速則不達: 욕속즉부달)'라고 하였다. 
한국 속담에도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빨리 서두르면 도리어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는 의미다. 
발묘조장(拔苗助長)은 긍정적인 면으로 권장하는데 사용되는 말은 아니며 그릇되게 키워주고 도와주는 것을 말할 때 이를 조장(助長)이라고 한다.
대지의 큰 스승 공자의 사상을 더듬어 보면 인간은 공명심 때문에 자신을 망치고 집안을 비천하게 만들고 나아가서는 오직 하나 뿐인 자기 자신을 잃게 된다는 것을 후인들에게 교훈으로 남겼다.
군자(君子)의 말은 무거우나 실천은 민첩하다. 
현대를 살고 있는 국가 지도급 인사들과 지식인들이여!
공명심(功名心)을 버리고, 명성을 바라지 않음으로써 명성을 얻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 속에서 들었고 하루하루 생활하는 일상에서도 보고 느끼고 알고 있지 않는가.
성취의 조급성과 공명심은 발묘조장(拔苗助長)과 다를 바 없다. 
이는 자신을 죽이는 길이기도 하다. 
순리(順理)는 자신도 살고 남도 살리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동암 우성영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