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상처를 주기보다 치유하는 방식으로 대화하자

뚜르(Tours) 2011. 1. 20. 08:59

#   1
’51초의 침묵’ 연설로 더 유명해진 애리조나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 추모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을 둘러싸고 서로를 공격하거나 비난해서는 안 되며 미국인들 스스로 희망과 꿈을 결집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단결을 촉구했다. 
그는 이번 사건 이후 대두된 극단적인 대결 구도와 독설의 미국 정치를 승화시키는 방법을 제시했다.
"담론이 지나치게 양극화됐습니다.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문제가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에게 상처 주기보다는 치유하는 방식으로 대화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 정치와 미디어에서 독설毒舌로 재미를 본 인물들이 애리조나 총기 난사사건을 계기로 궁지에 몰렸다.
대표적인 인물은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전 부통령 후보).
현재 폭스뉴스에 출연하고 있고, 260만명의 페이스북 친구와 37만명의 트위터 추종자를 거느리고 있다.
페일린이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당시 보수주의자들에게 "퇴각하지 말고, (실탄을) 재장전하라"고 호소한 말은 지난해 대표적 인용구 중 하나로 뽑혔다.
하지만 낙선운동을 장려하며 가브리엘 기퍼즈 의원의 지역구를 총구의 과녁으로 표시한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워싱턴에서는 당적黨籍과 상관없이 정치권의 독설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상원의 딕 더빈 원내총무는 CNN 인터뷰에서 "유독성(toxic) 표현들은 자칫 불안정한 사람들에게 ’폭력도 허용된다’고 믿도록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자극적 언어의 남용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라울 라브라도 하원의원은 NBC에 출연, "양쪽진영에 모두 극단적인 사람들이 있다. 정치 지도자로서 해야 할 일은 그들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며 언어를 순화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에 대해 이번 비극을 계기로 남을 해치거나 비방하는 모질고 악독스러운 말을 자제하는 등 정치문화를 쇄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   2
갖은 독설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헐뜯던 미국의 보수 논객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총기난사 희생자 추모연설을 너도나도 칭찬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폭스뉴스의 글렌 벡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그가 했던 연설 중에서는 아마도 최고일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극우 성향의 라디오 진행자 러시 림보도 오바마의 연설이 “깔끔했고 명확했으며 교양있는 지배계층이 지도자에게 요구하는 모든 것 자체였다”고 말했다.

백악관도 보수 세력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피의 비방(blood libel)’ 발언으로 설화를 일으킨 데 대해 기자들이 논평을 요구하자 직접적인 답변을 애써 피했다.

매케인 의원은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대통령은 희생자들을 감동적으로 추모하고 경의를 표했으며, 이 나라를 위로하고 영감을 줬으며, 우리에게 용기를 북돋웠다”고 오바마 연설에 극찬을 보냈다.
그는 “나는 대통령의 많은 정책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가 자신의 재임 기간에 우리나라를 발전시키겠다는 진심을 가진 애국자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매케인은 전날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적 담론에서 예의를 갖출 것을 호소함으로써 미국을 감화시킨 애국자”라고 치켜세웠고, “대통령이 추진 중인 많은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과 신념이 미국을 이끌어 나가는데 있어 쓸모없는 것이라든가, 미국의 건국이념에 반하는 것이라든가 하는 비난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   3
건보 개혁법 폐지와 정부지출 삭감 등을 둘러싸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치열한 격돌이 예상되는 미국 의회에서 긴장감을 ’쿨하게’ 식혀주는 장면이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존 베이너 신임 하원의장 취임식에서 공화당 주요 의원들이 공화당 상징색인 붉은색 넥타이 대신 민주당 상징색인 푸른색 넥타이를 선택한 것.
4년 만에 의사봉을 되찾은 베이너 의장은 연한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취임식장을 찾았다.
그런데 이제는 푸른 넥타이 물결이 공화당으로까지 번졌고, 베이너 의장 취임식에 참석한 의원들 중 젭 헨살링(텍사스) 의원을 비롯한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비슷한 하늘색 넥타이를 택했다.

미국 민주·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오는 25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 때 자리를 섞어 앉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상·하원 의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대통령의 신년 연설 때 하원 본회의장에 당별로 나눠 앉는 관행을 깨고 여야 의원들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 주자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8일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민주당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이 중태에 빠지면서 일기 시작했다.
이 사건이 극단적인 정치적 대립에서 비롯됐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자, 위싱턴의 중도파 성향 싱크탱크 ‘서드웨이(third way)’가 “대통령 국정연설 때 민주·공화당이 따로 앉아서 한쪽은 환호성을 지르고, 다른 한쪽은 시큰둥해 하며 대립하는 모습은 피하자”고 제안한 것이 출발이었다.
이 제안을 주도한 마크 우달 의원은 “국정연설때 당별로 나눠 앉는 것은 규칙이 아니라 단지 관행이었다”며 “애리조나의 비극을 고려할 때, 상징적으로라도 의원들이 섞여 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4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상황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천안함 사태에 대해 북한의 소행이다, 아니다를 규정한 적 없다"고 하면서 " 지금도 천안함 문제가 북한의 소행인지 아닌지 모른다"고 거듭 강조했다.

천안함 음모론 확산에 열정熱情을 퍼붓는 사람이 또 있다.
민주당 박영선의원이다.
"회전을 하면서 그물망에 스크루가 걸렸거나 어떤 장애물이 나타나, 거기서 빠져나오기 위해 속력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를 근거로, 그물망에 걸려 있던 스크루가 감기면서 그 해저 밑바닥에 있던 機雷(기뢰)가 딸려와 나중에 폭파된 것 아닌가 보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많다."
북한이 어뢰魚雷로 천안함 폭침을 했다는 사실은 사건 당일 지진파地震波를 통해 사실상 확인됐고 해군과 국제조사단이 공개한 북한의 어뢰 잔해를 통해서 완벽히 입증됐다.
김정남마저 아버지 김정일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김정은이 무리하게 화폐 개혁을 추진했다가 실패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천안함 사건을 일으켰다."(10월14일 KBS 보도)
朴씨의 발언은 김정남보다 못하다. 
오직 북한정권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작년 말 집회에서 <이명박 정권을 죽여버려야 한다> 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더니 며칠 뒤 민주당 사무처 종무식에서는 이명박 정부를 향하여 <악의 무리들, 탐욕의 무리들을 반듯이 소탕하러 나가자> 라며 원색적으로 이명박 정권의 타도를 연거퍼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대한민국이라는 자동차를 과거로, 독재시대로 역주행하려는 이명박 정권이 내 말을 들었다면 반성하고 앞으로는 민심을 잘 헤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에는 이런 의원도 있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16일 "국민을 갈라 세우고 노이즈 마케팅으로 극렬한 지지자를 얻기 위해 막말과 폭로를 전문으로 하는 분열의 정치를 이어가도 되는가"라며 실언 파동을 일으킨 자당 이석현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 글을 통해 "국민을 일으켜 세우는 것은 적의가 아닌 사랑"이라면서 "덧셈의 정치에 복무하지 않는 정치는 정략이며 민족사에 대한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무상 복지정책과 관련, "무슨 수를 써서든지 표를 얻겠다는 정략과 단칼에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조급함을 버려야 한다"며 "이미 국민은 가짜, 진짜를 가려낼 만큼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   5
“타협을 두려워 마라. 견문을 넓혀라. 전문성을 확보하라. 동료 의원을 미워하지 마라. 마음껏 즐겨라”

미국의 제 112대 의회 출범을 앞두고 연방 하원의원 5선 출신의 해럴드 포드 2세(41)가 초선의원 110명(하원 94명, 상원 16명)에게 던진 5가지 조언이다.

포드 2세는 초선의원들이 당파적 입장에 얽매이지 않고  일자리 창출과 경제살리기, 국가채무 감소 등에 활용해야 한다며 지역과 가족, 국가를 위해 옳은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될 5계명을 제시했다. 

첫째, 진정한(real) 지도자들은 타협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우리의 최고(best) 지도자들은 국가의 성공이 국민을 위해 최선의 협상을 성사시키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초선의원들은 때때로 당 지도부로부터 당 노선에 따라 투표하라는 압력을 받을 것이다.
이런 경우 좋을 때도 있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다.
책임져야 하는 개혁, 세법 개편, 에너지 대외의존도 축소, 미국의 단합 강화 등을 위해 투표할 기회가 있을 때 당 지침과 지도부의 요구로 여러분이 유권자와 국가에 가장 이익이 되는 것을 하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둘째, 견문을 넓혀라.
세계에 관해 배우고 미국이 세계 속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치기 위해서다.
세계는 매년 더 상호의존적으로 되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은 브라질, 중국, 독일, 인도, 이스라엘, 멕시코,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베트남의 성장과 어떻게 그런 성장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에 영향을 미치는지 더 많이 알 필요가 있다. 

셋째, 전문가가 되라.
건강보험 캠페인을 벌인다면 그 문제에 정통하라.
부채를 없애려면 연방예산을 알아야 한다.
핵문제, 이민, 교육 정책이 관심사라면 관련분야를 배워야 한다.
국민이 가장 실망하는 것 중 하나는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도전들에 대한 짤막한 코멘트의 남발이다.
당신 의견을 옹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신경쓰지 마라.
반대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말을 듣고 그들에게서 배우라.
그러면 당신의 생각이 예리해지고 어떤 사안에서는 당신의 마음까지 움직일지 모른다.

넷째, 정치를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마라.
여러분은 지금 전국적인 무대 위에 서 있다.
동료 의원들은 미국을 사랑하고 미국을 위해 봉사하며 사람을 고용하고 세금을 내는 국민을 대표한다.
동료들과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단 한번의 연설이나 표결 때문에 다른 의원이나 정당을 증오하는 오류를 범해선 안 된다.
동료들을 포용하고 잘 사귀면서 동료한테 배우라.
그러면 나라도 잘 된다. 

다섯째, (쉴 때는) 마음껏 즐겨라(enjoy your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