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열쇠를 잃어버린 주정뱅이가 가로등 아래에서 열쇠를 찾고 있었다.
어디서 잃어버렸는지를 경찰관이 물었다.
"저기에서요."
"그런데 왜 여기서 찾고 있습니까?"
"여기가 불빛이 훨씬 더 환하거든요."
웃고 말 일이 아니다.
찾기 힘든 진짜 답 대신 찾기 쉬운 오답을 찾아 헤매는 어리석은 일이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다.
개인이나 기업의 의사결정은 물론이고 심지어 국민의 생명과 나라의 안전을 지키는 국방이나 재난대비 분야의 판단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1941년 12월, 미군이 일본 해군으로부터 진주만 공격을 당한 것이다.
미군은 공습이 임박했음을 알려주는 거의 모든 데이터를 사전에 확보하고 있었다.
공습 직전에는 비행기들이 진주만으로 접근하는 것도 감지했다.
문제는 정보 데이터가 아니라 그 해석과 판단이었다.
미군은 수집된 단서들이 별 거 아니라고 착각해 태평양 함대 사령관에게 보고 조차 하지 않았다.
일본은 낮은 수심용 어뢰를 비밀리에 개발했는데 미군은 이를 모르고 진주만의 수심이 낮아 어뢰로 공격할 수 없다고 안심하고 있었다.
# 2
’모세가 위원회의 한 멤버였다면 이스라엘 민족들은 아직도 이집트에 살고 있을 것이다’라는 조크가 있다.
각종 위원회가 생산적인 결정보다는 비평과 토론만 거듭한다는 것을 풍자할 때 쓰는 표현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우리의 속담과 비슷한 얘기다.
성급한 결정을 내려서도 안 되겠지만, 빠른 결정으로 경쟁자와 비교해 신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적 성공요소임을 리더는 잊지 말아야 한다.
# 3
Yahoo의 설립자 Jerry Yang 과 David Filo 는 사업기회를 포착하는데는 남다른 능력이 있었으나, 경영자로서는 역량이 부족함을 느꼈다.
이에 탁월한 경영능력을 지닌 Timothy Koogle 을 CEO로, 마케팅 지식을 지닌 Jeffry Mallet 을 COO로 영입하는 등 다양한 기능적 전문성을 보유한 사람으로 경영진을 구성해 의사결정의 질을 높였다.
GE의 전 회장인 Reginald Jones는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이었으나,
자신의 후계자로 다소 무례하며 거침이 없고 논쟁을 좋아하는 잭 웰치를 지목했다.
이 의사결정은 오늘날 GE가 초일류 기업으로 부활하는 계기가 되었다.
# 4
제2차대전 때, 독일의 암호 전보 해독에 성공한 영국군은 어느 날 독일 공군의 공습을 미리 알아 내고, 처칠에게 공습 예정지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피난 명령을 내리도록 진언했다.
그러나 처칠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가 듣지 못했다고 생각한 참모총장이 "각하, 피난 명령을 내리십시오"라고 재차 요청했다.
그러자 처칠은 "가만히 있어"라고 잘라 말했다.
그 후 한참 뒤에 처칠은 참모총장을 불러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만약 주민들에게 피난 명령을 내린다면 독일은 우리 영국이 자기네 암호 해독에 성공한 걸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은 노르망디 작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
지도자는 때로 대(大)를 위해 비정(非情)의 판단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
GE의 잭 웰치는 리더가 가져야 할 필수 요소들 중에서도 결단력을 핵심적인 자질로 꼽았다.
그는 "리더의 일은 결정하는 것(To lead is to decide)"이라고 말했다.
역사를 움직이는 사상들은 학자들이 만들지만, 역사를 만들어 갔던 사람들은 군인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차이는 오직 하나, 군인들은 신념을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결단력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결단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기는 더욱 어렵다.
그러나 리더가 그것을 회피하면 리더가 아니다.
똑똑한 소리를 늘어놓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리더는 제때에 결단을 내리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무엇을 할지 결정하라. 그리고 행동으로 돌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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