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펜싱 선수들이 체구가 큰 서구 선수들에게 승리한 것도 허를 찾아 공격했기 때문이다.
마이클 잭슨의 춤, 노래를 따라 해서는 결코 앞설 수 없지만 미국에 없는 말춤과 노래로 싸이는 대승을 거뒀다.
’물이 항상 높은 곳을 피하고 낮은 곳을 찾아 흐르듯, 승자는 항상 적의 실을 피하고 허를 찾아 공격한다’(손자병법).
어떤 적도 허가 있기 마련이다.
이를 찾거나 크게 키워 적을 계란처럼 만든 다음 바위로 치듯 승리하는 게 허실 전략의 정수(精髓)이다.
손자는 이를 위해 "나는 (역량을) 집중하고 적은 분산(我專敵分)되게 하라"고 ’손자병법’에서 썼다.
예컨대 병력이 10으로 같고, 전투 가능한 지점이 10곳일 때 적이 이를 다 방어하게 만들면 1씩 분산된다.
그러면 나는 10을 집중해서 차례로 적을 격파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 내전 당시 장제스는 도시 점령에 치중해 병력을 많은 도시에 분산했으나,
마오쩌둥은 전략적으로 도시를 포기해 언제든지 집중 공격을 할 수 있었다.
사자도 들소무리를 분산시킨 다음 그중 약자를 골라 집중공격한다.
명장들은 ’아전적분’의 고수(高手)들이다.
승자는 유연해야 한다.
손자는 "흐르는 물은 고정된 형태가 없고 지형에 따라 계속 변하듯
전쟁에도 고정된 형세가 없다"(水無常形 兵無常勢)고 했다.
물과 같은 무형(無形)이 수많은 유형을 이긴다.
전쟁에는 하나의 정답이 없다.
기업 조직과 경영에도 동일하다.
전략 경영의 대가인 리처드 다베니는 초(超)경쟁의 특성을
승부가 순식간에 결정되고,
승자독식이며,
법은 국가 챔피언 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바뀐다는 것
세 가지로 규정했다.
초경쟁을 하는 기업을 과거에 만든 법에 맞게 고칠 게 아니라, 법을 챔피언 기업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기업 조직, 경영, 자본주의에는 모두 실과 허가 있다.
100% 허만 혹은 100% 실만 있을 수는 없다.
허실 전략의 교훈은 개인, 기업, 국가 할 것 없이 강점을 키우다 보면 약점도 강점으로 바뀌지만
약점을 고치는 데 치중하다 보면 강점도 약점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를 기를 때도 나쁜 점을 찾아 처벌에 매달리다 보면 아이를 망치기 십상이다.
환경이 급변하는 지금은 특히 ’허실 전략’의 시대이다.
개인, 기업, 정부 모두 허실 전략으로 크고 작은 승리를 계속 만들었면 한다.
송병락 /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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