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빌라의 데레사

기도는 많이 사랑하는 것이다

뚜르(Tours) 2013. 7. 27. 11:34

기도는 많이 사랑하는 것이다


기도는 많이 사랑하는 것이다.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께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도에 대해서

전하고 있는지 살펴보시지요. ‘완덕의 길’ 26장 3절에서 성녀는

“내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하느님만 골똘하게 생각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지성을 가시고 숱한 추리를 하라는 것도 아니고,

거창하고 아리송한 명상을 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하느님을 보고만 있으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성녀는 다음과 같은

것은 기도가 아니라고 분명히 지적했습니다.

하느님에 대해 생각하는 것, 하느님에 대한 또는 하느님과 관련된

여러 주제에 대해 많은 개념을 끌어내고 이를 성찰하는 것,

거창한 명상이나 숙고를 하는 것, 이러한 것들은 기도를 위한

준비는 될 수 있을망정 기도 그 자체는 아닙니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정보를 취합한다 해서 그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사랑은 역동적으로 어우러져 들어가는 관계의 엮임이다.

그래서 성녀는 지성으로 많이 생각하는 것보다 가슴으로

많이 사랑하도록 권했습니다.

대사제 가야파의 저택의 기둥에 묶여 고통을 당하시면서도

베드로에 대한 사랑의 눈길을 거두시지 않으신 예수님,

그분의 눈길과 마주치는 것, 예수님이 잡혀가시자 베드로 역시

다른 제자들처럼 혼비백산 도망쳤다가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었는지 신분을 숨긴 채 대사제 저택에 숨어든 베드로, 그는

거기서 예수님의 제자라는 말에 기겁을 하며 세 번이나 예수님을

배반하였습니다. 그 때 예수님은 기둥에 묶여 계셨습니다.(루카 22, 60-62)

베드로를 향한 그분의 시선은 애정 가득한 눈길이었고, 아마도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았을까? “베드로야, 나는 결코 네가 잘났기 때문에,

브라보 이기 때문에 너를 사랑한 게 아니란다. 네가 나를 배반할 것을

알았지만, 또 그렇게 나를 배반했지만 나는 아직도 너를 진심으로

사랑한단다. 아니, 전보다 더 깊이 있는 모습 그대로 너를 사랑한단다.”

인간은 조건없이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다고 느낄 때 비로소 회개를

시작할 용기를 갖습니다. 자기 자신의 ‘비참함’을 대면하고, 동시에

그것을 끌어안으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깨달을 때 진정한 회개의 길로

들어설 용기를 갖습니다. 이처첨 기도는 그분의 눈길과 우리의 눈길을

맞추는 데서 시작합니다.

 

- 성녀 데레사가 초대하는 기도여정(기쁜 소식) p62-63 중에서 발췌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