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뚜르(Tours) 2014. 3. 26. 12:05

최근 한 일간지의 특파원 기사에서 흥미로운 내용을 보았다.
중국 정부가 관료들의 부패가 심한 원인 중 하나로 ‘호인주의’를 지적하고 이를 심하게 비판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인주의’란 인정을 앞세워 매사를 처리하는 태도, 즉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태도를 가리킨다.
이러한 태도를 견지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과도 적이 되지는 않겠지만, 바로 이러한 태도로 인해 공적인 업무 수행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우리 나라에서도 흔히 말하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태도가 비단 정부 기관에서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문제가 된다는 평소의 생각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그 동안 우리 나라의 기업 문화에서 CEO는 많은 경우 회사의 오너에게 철저히 종속된 상황이었다.
그래서 윗사람에게는 물론이고 아랫사람들에게도 온건하고 친화적인 성품을 지닌 사람이 좋은 CEO라는 평을 받곤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위로는 자신이 회사의 주인이 아니니 아닌 것을 보고도 아니라고 말할 수 없고,
아래로는 따지고 보면 직위만 다를 뿐이지 오너가 아니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CEO는 이제 더 이상 각광받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새로운 시대의 CEO는 ‘아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주변의 눈치를 보거나 대세를 따르는 게 아니라, 시대의 기술과 흐름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여 과감하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만 한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good’ 리더보다는 ‘tough’리더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인정에 치우치지 않는 냉정한 태도는 중요한 의사를 결정할 경우에는 물론이고 직원들에 대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호랑이는 자신의 새끼를 훈련시키기 위해 새끼를 절벽에서 밀어 떨어뜨린다고 한다.
유태인 부모들은 자식을 높은 곳에 오르게 한 후, 밑에서 받을 테니 안심하고 뛰어내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정말로 자식이 부모를 믿고 뛰어내리면 자식을 향해 벌렸던 손을 거두어들인다고 한다.
이를 통해 유태인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세상의 누구도 믿지 말 것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매우 혹독하고 비정한 방법이긴 하지만, 이렇게 배운 교훈은 아마 평생 동안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CEO에게 필요한 자세도 바로 이런 것이다.
CEO 역시 자신의 직원들을 호랑이가 제 새끼를 키우듯, 유태인들이 자식들에게 교훈을 가르치듯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장우 지음  <미래 경영  미래 CEO>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