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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가 심하게 몰아치는 어느 추운 겨울 날, 두 친구가 황량한 들판을 걷고 있었습니다.
어느 새 어둑어둑 땅거미가 내리고 추위와 공포가 엄습해 왔습니다.
사력을 다해 걷고 있는데 웬 사람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한 친구가 "함께 데리고 가자"라고 말하자, 다른 친구는 "정신 나갔니? 우리 둘만 가도 마을에 도착하기도 전에 얼어 죽을까 말까 할 지경인데." 하고는 혼자 가버렸습니다.
뒤에 남은 친구는 할 수 없이 혼자서 쓰러진 사람을 들쳐 업고 마을로 향했습니다.
젖 먹던 힘까지 내어 걸었고 마침내 마을 입구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마을 입구에서 얼어죽은 시체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먼저 간 친구였습니다.
쓰러진 사람을 업은 사람은 두 사람의 체온이 합쳐져 혹독한 추위를 견딜 수 있었지만, 혼자서 먼저 간 친구는 추위를 견뎌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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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친구가 산속을 걷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호랑이가 나타났습니다.
그러자 한 친구가 허리를 굽혀 운동화 끈을 고쳐 맸습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친구가 "운동화 끈은 왜 조여 매는가?"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친구는 껄껄 웃으며 "자네보다 빨리 뛰기만 하면 나는 살 수 있네" 하며 쏜살같이 도망쳐 버렸습니다.
호랑이 이야기는 이렇게 끝난다고 합니다.
"호랑이는 뒤에 처진 사람보다는 앞에 뛰어가는 사람이 더 맛있을 것 같아 앞 사람을 쫓아갔다".
냉랭해져 가는 현대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입니다.
사회는 혼자서 살아 갈 수 없는 곳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어떤 형태로든 하나의 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가야합니다.
요즈음 국론이 양극으로 치닫고 편가름이 극심합니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이 요구됩니다.
和而不同은 타협이 아닙니다.
주장이나 의견은 서로 다르지만 이를 슬기롭게 조화하려는 노력들입니다.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주위 사람들과 친화하며 지내기는 하나 부화뇌동附和雷同하거나 무리를 짓는 등 편향된 행동은 하지 않는 자세를 말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실종된 공동체 의식의 회복입니다.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남에 대한 배려와 너와 내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를 먼저 생각해야합니다.
/박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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