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연중 제30주간 월요일)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에페소의 신자들에게 새 생활의 규범을 강조한다. 곧,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며 용서해야 한다. 또한 사랑받는 자녀로서 하느님을
본받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당신을 하느님께 향
기로운 제물로 내놓으셨듯이 사랑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다(제1독서). 안식일
에 한 회당에서 가르치시던 예수님께서는 등 굽은 여자를 고쳐 주셨다. 안식
일에 치유의 기적을 일으키신 것에 분개하며 이의를 제기하는 회당장을 예수
님께서 강하게 꾸짖으신다(복음).
제1독서
형제 여러분,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그러므로 사랑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리스도
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
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으신 것처럼, 여러분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성도들에게 걸맞게, 여러분 사이에서는 불륜이나 온갖 더러움이나 탐욕은
입에 올리는 일조차 없어야 합니다. 추잡한 말이나 어리석은 말이나 상스러운
농담처럼 온당치 못한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은 감사의 말만 해야 합
니다.
이것을 꼭 알아 두십시오. 불륜을 저지르는 자나 더러운 자나 탐욕을 부리
는 자 곧 우상 숭배자는 그리스도와 하느님의 나라에서 받을 몫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누구의 허황한 말에도 속아 넘어가지 마십시오. 그러한 것
때문에 하느님의 진노가 순종하지 않는 자들에게 내립니다. 그러므로 그런 자
들과 상종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한 때 어둠이었지만 지금은 주님 안에 있
는 빛입니다.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십시오.(에페 4,32-5,8)
복음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어떤 회당에서 가르치고 계셨다. 마침 그곳에 열여덟
해 동안이나 병마에 시달리는 여자가 있었다. 그는 허리가 굽어 몸을 조금도
펼 수가 없었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를 보시고 가까이 부르시어,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
려났다." 하시고, 그 여자에게 손을 얹으셨다. 그러자 그 여자가 즉시 똑바로
일어서서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그런데 회당장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셨으므로 분개하여 군
중에게 말하였다. "일하는 날이 엿새나 있습니다. 그러니 그 엿새 동안에 와서
치료를 받으십시오. 안식일에는 안 됩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저마다 안식일에도
자기 소나 나귀를 구유에서 풀어 물을 먹이러 끌고 가지 않느냐?
그렇다면 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를 사탄이 무려 열여덟 해 동안이나 묶어
놓았는데, 안식일일지라도 그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그분의 적대자들은 모두 망신을 당하였다.
그러나 군중은 모두 그분께서 하신 그 모든 영광스러운 일을 두고 기뻐하였다.
(루카 13,10-17)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종교적 삶이 무엇을 바라보고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깊이 묵상
하게 합니다. 안식일에 회당에서 가르치시던 예수님께서 오랜 병고에 시달리던
여인을 가엾이 여기시고 '가까이 부르시어' 치유하시자, 종교 지도자인 회당장
은 예수님의 이러한 행위가 종교적 경건을 훼손했다고 분개합니다. 예수님께서
는 그를 '위선자'라고 강하게 비판하십니다.
이러한 이들은 외적인 계율과 자신을 경건하게 '보이게 하는' 행동에는 철저하
지만 고통 받는 이들에 대한 연민과 자비의 실천에는 무심합니다 . 위선의 밑바
탕에는 이기적인 자기애가 자리합니다. 자신의 위선을 바라보지 못하는 종교적
실천은 자신의 명예와 이익을 보호하는 방어벽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종교적 삶'
은 사랑을 찾고 바라며 그 길을 걷는 삶입니다. 참된 경건은 사랑이신 하느님을
닮고 사랑을 실천하려는 굳은 의지입니다.
미국의 제임스 마틴 신부는 '영신 수련'에 대한 안내서『모든 것 안에서 하느남
발견하기』에서 종교적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도록 초대합니다.
"하느님을 찾는다는 것은, 지극히 확고하고 결정적인 방식으로 사랑에 빠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사랑에 빠지는 것보다 더 실질적인 방법도 없습니다.
우리가 사랑에 빠지면, 우리의 상상력은 사로잡히고, 자신이 하고 있던 모든 일
에 영향을 미칩니다. 아침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일, 저녁이나 주말마다 하
는 모든 일에서 비통함이나 기쁨, 감사의 감정 등을 느끼게 됩니다. 당신을 기쁨
과 정으로 가득 채우거나 때로는 울게 만드는 것도 바로 사랑이 하는 일이지요.
사랑에 빠지십시오. 사랑을 지켜 나가십시오. 그러면 그것이 모든 일을 결정해
줄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사랑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 하느님을 본받는
삶이라고 일깨워 줍니다. 우리의 신앙과 종교적 실천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 번 깊이 새겨야 하겠습니다.(매일미사에서 옮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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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도
"저희의 희망이신 하느님,
하느님이 아니시면 굳셈도 거룩함도 있을 수 없고,
하느님만이 저희를 지켜주시니,
풍성한 자비로 저희를 보살피고 이끄시어,
저희가 지금 현세의 재물을 지혜롭게 사용하며,
영원한 세상을 그리워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4. 10. 27.
Martinus
♬ 묵주 기도 드릴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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