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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일, 오늘의 묵상(연중 제29주간 토요일)

뚜르(Tours) 2014. 10. 25. 00:35

 

    오늘의 묵상(연중 제29주간 토요일)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께서 나누어 주시는 은총을 받았다고 말 한다. 그 은총이 드러나는 모습과 그에 따른 역할은 제각기 다르다. 중요한 것 은 믿음의 일치를 이루며 주님의 사랑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회개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이어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들려 주신다(복음). 제1독서 형제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나누어 주시는 은혜의 양에 따라, 우리는 저마다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성경도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께서는 높은 데로 오르시어 포로들을 사로잡으시고,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셨다." "그분께서 올라가셨다."는 것은 그분께서 아주 낮은 곳 곧 땅으로 내려와 계 셨다는 말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내려오셨던 그분이 바로 만물을 충만케 하시려고 가장 높은 하늘로 올라가신 분이십니다. 그분께서 어떤 이들은 사도로, 어떤 이들은 예언자로, 어떤 이들은 복음 선포 자로, 어떤 이들은 목자나 교사로 세워 주셨습니다. 성도들이 직무를 수행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성장시키는 일을 하도록, 그들을 준비시키시려는 것이었습니 다. 그리하여 우리가 모두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과 지식에서 일치를 이 루고 성숙한 사람이 되며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닐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은 사람들의 속임수나 간교한 계략에서 나온 가르침의 온갖 풍랑에 흔들리고 이리저리 밀려 다닙니다. 우리는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고 모든 면에서 자라나 그분에게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그분은 머리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 덕분에, 영양을 공급하는 각 각의 관절로 온몸이 잘 결합되고 연결됩니다. 또한 각 기관이 알맞게 기능을 하 여 온몸이 자라나게 됩니다. 그리하여 사랑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에페 4,7- 16) 복음 바로 그때에 어떤 사람들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제물을 피로 물들게 한 일을 예수님께 알렸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런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 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 망할 것이다. 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아니 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예수님께서 이러한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 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그 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그래서 포도 재배인에게 일렀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러자 포도 재배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 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 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루카 13,1-9)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회개를 촉구하십니다. 자신의 삶을 주님께로 돌이키고 '존재의 열매'를 맺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의미 있는 삶이라고 가르치십니다. 그런 데 오늘 복음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의 비유'에 나오는 포도 재배인의 마지막 말에서, 예수님께서는 회개의 시급성보다 '더 앞서는' 주님의 자비를 말씀 하십니다. 이 구절이 마음에 다가와 긴 여운을 남깁니다. 주님의 자비와 연민은 언제나 우리의 회개를 앞섭니다. 회개가 가능한 것 자체가 넘치는 주님의 자비가 우리에게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한없이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마음을 다시금 깊이 생각하게 하는 문학적 체험을 지난여름 일본의 가톨릭 작가 엔도 슈사쿠의 여러 작품을 통하여 가진 적 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통한 하느님의 자비를 묵상하면서 다시 그의 유명한 소 설『침묵』의 몇 구절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이 소설에서 일본 박해기의 선교사 로드리고 신부는 고통스럽고 처절한 박해 중에서도 침묵이 지속되는 시간에 고뇌 합니다. "'비는 쉴 새 없이 바다에 내립니다. 그리고 바다는 그들을 죽인 뒤에도 무섭게 침묵만 지키고 있습니다.' 신부는 기도를 드렸으나 바다는 여전히 냉랭하 고 어둠은 완강하게 침묵만 계속 지키고 있었다. 오직 들려오는 것은 단조롭게 되 풀이되는 둔중한 노 젓는 소리뿐이었다." 그는 신자들을 위하여 배교하는 비참한 상황에서 마침내 주님의 목소리를 듣습 니다. "밟아도 괜찮다. 너의 발은 지금 아플 테지. 오늘날까지 나의 얼굴을 밟은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아플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충분하다. 나는 너희의 그 아픔 과 고통을 나누어 갖겠다. 그 때문에 나는 존재하니까." 어머니와 같은 끝없는 연민과 자비의 하느님을 엔도 슈사쿠는 깊이 체험하고 믿었습니다. 그는 만년의 역작 『깊은 강』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신은 존재라 기보다는 손길입니다." 하느님의 손길에 우리의 약점과 상처를 겸허히 맡길 때, 의심과 분노에 찬 마음의 얼음이 깨지고 가슴속에서 회개의 움직임이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매일미사에서 옮겨 적음) ----------------------------------------------------------------- 오늘의 기도 "하느님, 신자들을 한마음 한뜻이 되게 하시어, 저희가 하느님의 가르침을 사랑하고 그 약속을 갈망하며, 모든 것이 변하는 이 세상에서도 참 기쁨이 있는 곳에 마음을 두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4. 10. 25. Martinus

      ♬ 묵주 기도 드릴 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