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不完全)
더욱 분명히 듣기 위하여
우리는 눈을 감아야 하고,
더욱 또렷이 보기 위하여
우리는 우리의 숨을 죽인다.
밤을 위하여
낮은 저 바다에서 설탕과 같이 밀물에 녹고,
아침을 맞기 위하여
밤은 그 아름다운 보석(寶石)들을
아낌없이 바다 속에 던진다.
죽은 사자의 가슴에다
사막의 벌떼는 단꿀을 치고,
가장 약한 해골은
승리의 허리춤에서 패자의 이름을 빛낸다.
모든 빛과 어둠은
모든 사랑과 미움은
그리고 친척과 또 원수까지도,
조각과 조각들을 서로이 부딪치며
커다란 하나의 음악이 되어,
우리들의 불완전(不完全)을 오히려 아름답게
노래하여 준다.
(김현승·시인, 1913-1975)
'이 한 편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사람 /문태성 (0) | 2018.09.06 |
---|---|
왕고들빼기 꽃 /백승훈 (0) | 2018.09.05 |
아버지, 당신은 /김수우 (0) | 2018.09.03 |
시골 쥐 /유용주 (0) | 2018.09.02 |
찔레꽃은 피고 /신경림 (0) | 2018.0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