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빗방울 연가 /박종영

뚜르(Tours) 2018. 12. 9. 06:19

 

 

늘 혼자 외롭게 떠나고 싶은
작고 투명한 빗방울의 생각,
이 가을에 더욱 간절하고
하늘 끝에서 흐르는 물의 분신으로 땅을 적시는
고단하고 긴 여행길,
황폐한 언덕과 고독한 계곡을 지나
부딪치고 멍들어 바다에 도달했을 때
어느새 바다는 푸른 빛으로 반기며 출렁이고,
멀고 먼 구름의 고향을 떠나
다시 시작되는 긴 여행길에서도 언제나 맑은소리
나의 생이 지나가는 소리로 창문을 두드리면,
이제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 일어날 시간이다
누구에게나 고루 떨어지는 빗방울의 자유를 닮고 싶은 날,
내가 너를 향해 이별을 고할 줄 알면서도
빗방울은 오늘도,
서글픈 마음에 눈물로 찾아와
왜 나를 울게 하는가?


- 박종영 님

 

<사색의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