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바보만이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 하나로
세상을 바꿔보려고 시도하겠지요.
그렇다면 예수야말로 바보였다고 결론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바보들만이 그를 추종하다가 그가 처형당한 뒤에,
그의 일을 계속할 수 있었을 거예요.
따라서 사도들 모두 바보였다고 하겠습니다.
그 바보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진지하게 듣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일 또한 같은 바보들만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실 우리 모두가 바보라는 그런 말이올시다.
이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유식한 학자가 아니라
겸손한 목수를 택하여 복음을 선포하게 하셨습니다.
또 어부와 세리를 사도들로 뽑으셨지요.
우리가 과연 그들보다 낫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요?
물론, 아닙니다.
우리 가운데 많은 교육을 받은 사람도,
복음의 가르침대로 사는 것과 학력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즉
우리 모두 바보임을 기꺼이 시인합시다.
그러면, 세상을 바꾸려는 시도에 마음 놓고
몸을 던질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사도들도 때로는 겁에 질리고
비굴하게 처신하지 않았던가요?
우리 또한 그들처럼 두렵고 떨리지 않습니까?
그리스도의 십자가야말로 우리를 두려워 떨게 할만한 사건이지요.
그래도 그분의 부활은 우리에게 초인적인 용기를 제공합니다.
- 성 요한 크리소스 토무스(교부, 347-407년)
출처 : 카페 ‘홍수희 시인의 하이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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