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tings(손님들에게)

사랑

뚜르(Tours) 2023. 9. 2. 07:06

 

사랑    /장세정

 

밀린 월급 때문에

우리 아버지

술 한 잔 한 날.

 

어머니는

"뭔 돈으로 마셨노?"

핀잔을 줍니다.

 

큰 대자로 누운 아버지

양말 벗기고

바지 벗기고

 

"원수다 원수" 하면서

꿀물 타 주고

눈곱 떼 주고

 

아버지 발 주무르다

앉아서 조는

우리 어머니

 

원수를 사랑하십니다.

 

 

우리 어머니.

끝까지 살아남은 5남매의 엄마.

 

울 엄마는 가마 타고

멀고도 먼  서산땅 벽촌(僻村)으로

사랑하는 신랑을 찾아온 공주(公州) 새색씨.

 

숱한 고통과 슬픔을 삼키며

묵묵히 아들딸과 남편을 위해

자신의 삶을 온전히 희생하신 분.

 

엄마는 자기 신랑을

극진히  사랑하셨고

정성껏 보살피셨지.

 

쉰일곱 해를 살다가

보고픈 큰아들을 찾아 떠나신 울 엄마..

 

음력(陰歷) 9월 2일이

엄마의 생신(生辰)이라 그런지

오늘 그분이 더 그리워진다.

 

2023.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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