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엄마 품 그리운 추석 /혜화 한정서

뚜르(Tours) 2023. 9. 28. 11:05

 

 

엄마 품 그리운 추석    /혜화 한정서

 

 

어릴 적 엄마의 품에서 철 들 때부터

가슴 설레게 손꼽아 기다려지는 날

추석이 다가오면 늘상 새 옷 차지는 나

그 옷 입고 동네 한 바퀴 휘돌아 오는 즐거움

 

추석날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면

엄마가 챙겨 주시는 손수건 주머니에 넣고

성묫길에 나서면 종가 어른들 종손들 손에

설작 하나씩 들고 이산 저산 인사 다닌다

 

마치면 성묘했던 제 음식들 언니, 오빠부터

차례대로 나눠 주면 배 불리 먹다 손수건에 싸서

한 움큼 들고 다녔던 추억은 지금도 신난다

 

코흘리개 아이는 어느새 흰머리 희끗거리는

세월을 산 어른이 되었는데 이제는 새 옷 챙겨 주던

어른은 병상 하얀 천장 보고 누워 무얼 생각하실까

 

이번 추석에는 어느새 어른된 그 아이가

손수 만든 음식으로 조상님 찾아뵈며

인사드리러 가는 길 챙기는 자리에 앉아

따뜻한 품 그리운 엄마 얼굴 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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