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품 그리운 추석 /혜화 한정서
어릴 적 엄마의 품에서 철 들 때부터
가슴 설레게 손꼽아 기다려지는 날
추석이 다가오면 늘상 새 옷 차지는 나
그 옷 입고 동네 한 바퀴 휘돌아 오는 즐거움
추석날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면
엄마가 챙겨 주시는 손수건 주머니에 넣고
성묫길에 나서면 종가 어른들 종손들 손에
설작 하나씩 들고 이산 저산 인사 다닌다
마치면 성묘했던 제 음식들 언니, 오빠부터
차례대로 나눠 주면 배 불리 먹다 손수건에 싸서
한 움큼 들고 다녔던 추억은 지금도 신난다
코흘리개 아이는 어느새 흰머리 희끗거리는
세월을 산 어른이 되었는데 이제는 새 옷 챙겨 주던
어른은 병상 하얀 천장 보고 누워 무얼 생각하실까
이번 추석에는 어느새 어른된 그 아이가
손수 만든 음식으로 조상님 찾아뵈며
인사드리러 가는 길 챙기는 자리에 앉아
따뜻한 품 그리운 엄마 얼굴 닮는다.
'이 한 편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월의 기도 /靑草청초 이응윤 (0) | 2023.10.01 |
---|---|
9월을 보내면서 /김남식 (0) | 2023.09.30 |
코스모스 꽃길에 서면 / 이대흠 (0) | 2023.09.27 |
가을비 /이고은 (0) | 2023.09.26 |
쓸쓸한 고백 / 손수진 (0) | 2023.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