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꽃 본 죄 / 복효근

뚜르(Tours) 2023. 10. 11. 09:31

 

꽃 본 죄   / 복효근

 

난분분 십리 화개

꽃너울 좀 봐

어휴 어휴

열예닐곱 몽정 빛깔로

숨이 차는데

오늘은

섬진강 어느 처녀애랑 눈이 맞아서

때마침 차오르는 산비알 녹차밭에

부여안고 넘어진대도

아무 일 없을 듯

아무 일 없을 듯

니캉 내캉

꽃 본 죄밖에

꽃 본 죄밖에

- 복효근,『어느 대나무의 고백』(문학의전당,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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