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 보름달 /정찬열
건너편 아파트
옥상 천상(天上)에
해맑은 둥근 거울이 올라앉았다
보름간의 허기를 혼자 채우고
너무나 힘찬 빛에
유별스러운 귀뚜라미 합창에도
두 번째로 크다는 만삭의 잉태에
나도 모르게 경배가 저절로 난다.
둥근 밝은 달을 보고 있노라면
어렴풋한 옛 생각이
밝혀주는 깊은 추념(追念)에
넉넉함이 심란함을 품어준다
휘영청 망간(望間)의 밤
고운 달 중천으로 떠오를 때는
아득하게 청명하게 비추어 주니
망상의 의식 속에 머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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