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우주로의 초대 - 문복주

뚜르(Tours) 2024. 12. 9. 19:08

 

 


우주로의 초대
- 문복주

우주의 비가 내 마음의 창을 두들기던 날

나는 한 장의 초대권을 받는다

당신을 우주로의 여행에 초대합니다

집 앞 버스 정류장에 나가 서 있으니

혜성이 날아와 나를 싣고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을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간다

이번엔 번개를 탈까요

내 영혼에 번개의 꼬리가 달린다

여기가 당신이 떠나왔던 고향

이 블랙홀을 지나면 미래에 살 당신의 별이 나옵니다

하느님과 악마가 사는 이중 퀘이사의 별나라에 가볼까요

우주는 열려 있고 꿈꾸는 것은 자유

상상과 유머를 가지고 우주를 마음껏 즐겨보세요

우주의 비가 지상에 떨어지고 마음 젖는 날이면

나는 집 앞 정류장을 서성거린다

기쁨의 날들과

아픈 사랑의 날들을 찾아

다시 어느 별인가로 떠나고 싶어

나는 우주로의 초대를 기다린다

 

 

웹진 『시인광장』 2013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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