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금(水禽) /창강 조속/
지본수묵/ 95.6 X 56.3cm/ 조선중기/ 국립중앙박물관] 17세기 우리나라 회화사에서 화조화, 특히 까치 그림에서 일가를 이룬 창강
조속의 작품으로 서정적 분위기를 담고 있다. 수초가 떠 있는 수면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새와 여기에 나타난 이제 막 하늘을 향해 사뿐히 날갯짓하며
비상하는 새가 한 쌍을 이루는 이 수금도는 조속의 다른 작품과 비교할 때 시정적인 멋이나 나뭇잎을 툭툭 점찍어나간 기법에서는 창강 화조화의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나무등걸의 서툰 마무리와 날아가는 새의 어색한 표정에서는 창강의 멋이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그의 초년 또는 중년작
정도로 보여진다. * 조속(1595-1668): 조선 중기의 서화가로, 본관은 풍양(豊壤)이며, 자는 희온(希溫), 호는 창강(滄江) 또는
창추(滄醜) 등을 두루 사용하였다. 병조판서에 추증된 수륜(守倫)의 아들이며, 문인 화가 지운(之耘)의 아버지이다. 인조반정에 가담하여 공을
세웠으나 곧바로 향리로 돌아가 관직을 거절할 만큼 지조가 높고 청빈하여 칭송을 받았다. 시서화 삼절로 일컬어졌으며 매화, 대나무, 산수와 더불어
수묵화조(水墨花鳥)를 잘 그렸다. 특히 까치를 잘 그려 '조까치'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이 분야의 대표적 화가로 꼽힌다. 이러한 화풍은 아들
조지운(趙之耘)에게로 이어졌다. 조속은 그림뿐 아니라 역대 명필의 글씨에도 관심을 보여 그들의 진적(眞迹)과 금석문(金石文) 수집을 시작한 이
방면의 선구자로 꼽힌다. 대표작으로는〈고매서작(古梅栖鵲)〉,〈매작도(梅鵲圖)〉외에 공필(工筆)로 그린 채색의〈금궤도(金櫃圖)〉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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