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nor(莊園)
토마를 보내며 무자년(戊子年)을 보내면서 저는 소중한 친구를 보냈습니다. 신성구 토마, 58년 개띠, 기축년(己丑年)이 되면 쉰한 살이 되는 친구. 토마와 나는 대희년(大喜年) 2000년에 만났습니다. 순교자 현양회의 성지 안내봉사자 제4기 교육에서 키 크고 뚱뚱한 젊은이를 만났습니다. 180명의 수강생 중에 가장 젊은 친구였습니다. 호방하고 선하고 친밀감이 있어 우리는 10년의 세월을 넘어 친구가 되었습니다. "형", "엉아야" 토마는 유독 나를 좋아했습니다. 삐지기 잘하고 눈 흘기는 나에게 그는 한 번도 삐지지 않았습니다. 산으로 들로, 성지로 토마와 우리는 그렇게 함께 있기를 좋아했습니다. 음식업을 크게 하다가 망한 그는 우리를 만나 시름을 잊었나 봅니다. 토마가 재기를 위해 노력하면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내가 직장에 다니면서 우리의 만남이 뜸해 졌습니다. 토마가 선종(善終)했다는 메시지를 보면서 마음속에서 잔잔한 그리움과 그와 지냈던 옛날이 주마등(走馬燈)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순교성극(殉敎聖劇)에서 '털보 희광이'로 칼을 휘두르던 토마, 사랑하는 두 아들과 내 둘째 아들과 나와 함께 설악산 하일라 콘도에서 머물며 지냈던 그 겨울 이야기..... 빈소(殯所)에서 그 두 아들을 만났습니다. 아버지를 닮아서 키가 훤칠하게 크고 이미 청년들이 되어 있었습니다. 미망인에게 해 줄 말은 딱히 없었습니다. "든든한 두 아들을 남기고 돌아가셨으니, 견디어 내십시오." 주님의 기도와 하느님께 토마의 영혼을 맡겨드리는 기도를 하고 두 아들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 돌아서며 토마의 영정(影幀)을 향해 두 번의 큰절을 올렸습니다. "토마야, 먼저 가 있어라. 또 만날 일이 있을거야." 그는 나를 보고 웃고 있었습니다. "엉아야, 기다릴께." 무자년을 보내며 나는 토마를 보냈습니다. 2008. 12. 31 Martin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