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할게 없는 세대
積金以遺子孫, 未必子孫能盡守.....
적금이유자손, 미필자손능진수.....
금(돈)을 모아서 자손에게 남겨 주어도 자손이 그 돈을 반드시 다 지키는 것은 아니고....
중국 주나라 때에 무왕의 스승이었던 강태공의 말로서《명심보감(明心寶鑑)》에 실려 있다.
강태공은 이어서 말했다.
“책을 몽땅 사서 자손에게 물려주어도 자손이 반드시 그 책을 다 읽는 것은 아니니,
남몰래 다른 사람들에게 덕을 베풀어 그 덕을 쌓음으로써 자손에게 삶의 바른 터전을 남겨 주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요즈음 아이들은 귀할 게 없는 시대를 사는 것 같다.
흔하다 못해 천한 대접을 받는 것이 먹을 것이요 입을 것이며 가질 것이다.
부모가 살아있는 현재부터 벌써 돈을 쌓아 놓고서 자식에게 멋대로 쓰도록 퍼주고 있으니
그 자식들이 그 돈을 소중히 여겨 잘 지킬 리 만무하다.
돈뿐이 아니다.
알량한 공부 좀 한다고 이 책 저 책 사달라는 대로 다 사주고
심지어 유명한 학원가를 찾아 수억 원씩이나 비싼 돈을 주고 새로 집을 장만하여 이사까지 한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과연 제대로 사람 구실을 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지금은 부모덕에 그렇게 산다고 하더라도 전혀 자생력이 없는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과연 제 힘으로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기에 이들의 부모는 불안한 마음에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쓸 돈까지 챙겨 주려고
더욱 혈안이 된다고 한다.
다 헛된 짓이다.
천만금을 모아서 남겨 준들 자생력이 없는 한 금세 다 날려 버리고 만다.
돈 만 날리는 게 아니라 돈으로 인하여 사람까지 버린다.
부모들이 하루 빨리 어리석은 생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積:쌓을 적 遺:남길 유 孫:손자 손 未:아닐 미 能:능할 능 盡:다할 진 守:지킬 수
金炳基 : 전북대 중어중문과 교수, 서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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