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600만달러 전부가 노(盧) 전(前)대통령에게 간 뇌물"
주초에 노(盧) 소환 통보
노(盧) 전(前)대통령 "사실과 다른 얘기 하는 朴회장의 '특별한 사정' 밝힐 것"
검찰이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36)씨를 주말에 전격적으로 소환 조사하는 등 노무현 전 대통령 턱밑까지 치고 들어갔다. 검찰은 권 여사와 건호씨를 "참고인"이라고 지칭하면서, 박 회장이 건넨 '600만달러'를 받은 사람은 노 전 대통령 본인이며 범죄혐의도 노 전 대통령에게 적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제 검찰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만을 남긴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인 '사람 사는 세상'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세 번째로 글을 올려, 현 정권 및 검찰과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이 현 정권과의 결전(決戰) 의지를 밝힘으로써 사건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 ▲ 검찰 가기 전엔 여유… 조사 받고 나선 심각 11일 밤 인천공항에 내린 노무현 전(前)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뜻 모를 웃음을 지으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 진 왼쪽) 하지만 12일 밤 대검찰청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에 올라탈 때 카메라에 잡힌 그의 표정은 심각하게 굳어 있다./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노 전 대통령은 담을 깨부수고 가려 한다"
노 전 대통령은 12일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라는 글에서 "보도를 보니 박 회장이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나는) 박 회장이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무슨 특별한 사정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박 회장이 검찰과 정부로부터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진술을 들어볼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말 중 박 회장이 했다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는 "박 회장이 '100만달러와 500만달러를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먼저 달라고 요구했고, 청와대로 불러 고맙다고 했다'고 진술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 등을 지칭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측은 이를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말하고 있다.
검찰 주변에선 노 전 대통령이 "(100만달러를 권 여사가 요구해 받아쓴 것이라고 한 것이) 참 구차하고 민망스럽지만 몰랐던 것은 몰랐던 일이고 증거가 중요하다"고 말한 점으로 볼 때 재판과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끝까지 가리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주변인사들은 "이번 사건에 현 정권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노 전 대통령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도 말하고 있다. 즉, 청와대 기록물 유출시도와 공기업 기관장 인사 문제 등으로 노 전 대통령에게 대한 불만을 가져온 현 정권이 검찰을 활용해 '노무현 죽이기'에 나섰으며, 사업가인 박 회장의 약점을 이용해 사실과는 동떨어진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이 밝힌 '박 회장이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선 "노 전 대통령이 끝까지 법정 투쟁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일각에선 박 회장과 현 정권 핵심인사들과의 커넥션 등을 폭로하는 등 맞불을 놓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 "盧 소환만 남았다"
10일 새벽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이후, 검찰은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10일 즉각 조카사위 연철호(36)씨를 체포한 데 이어, 11일 권 여사, 12일 건호씨를 소환조사하면서 노 전 대통령에게 쉴 틈을 주지 않고 압박하고 있다.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 본인에 대한 소환조사만 남은 것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2일 기자브리핑에서 "권 여사와 건호씨는 이번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참고인"이라고 말했다. 홍 기획관은 건호씨는 물론 권 여사에 대해 "범죄혐의는 없다고 본다"고 답해, 박 회장이 건넨 600만달러 모두 노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권 여사나 건호씨 모두 박 회장이 건넨 돈의 수혜자가 될 수는 있지만, 사법처리 대상은 아니며, 결국 노 전 대통령과 박 회장의 관계와 두 사람 사이에 돈 전달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건호씨를 이번주 초 한두 차례 더 조사하겠다고 밝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 시점은 주 중반 또는 주 후반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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