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사카이야 다이치 지음 <조직의 성쇠>에서

뚜르(Tours) 2009. 8. 11. 12:43

 

개인은 성공 체험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한 직책에서 성공을 거두었던 사람이
다른 직책으로 옮겨서도 과거의 성공 방법을 반복하다가 낭패를 보는 것이다.
때론 한때 성공했던 추억을 잊지 못하고 이후의 삶을 낭비해버리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을 두고 성공체험에 함몰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조직은 개인보다 훨씬 성공 체험에 빠지기 쉽다.
왜냐하면 조직이 성공을 거두면 그 성공을 주도했던 인물들이 요직을 차지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전문 분야에서 권한을 확대하고, 자연히 성공 체험을 확대 재생산해 나가게 된다.

성공체험에 대한 집단의 기억이 생생하게 살아남고 있는 한
젊고 유능한 인재들도 과거의 성공 분야에 집중 배치되는 경향이 높다.

일본 해군은 러일 전쟁 때 함대 결전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그래서 일본 해군의 기본 전략은 대함 거포주의가 자리를 잡았다.
시대가 바뀌고 환경이 바뀌었지만 태평양전쟁에서도 일본 해군은 함대결전으로 미국에 압승할 수 있다는 허망한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일본이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 건조한 대함 야마토와 무사시는 실전에서 거의 구실을 하지 못하고 수장되고 만다. 이들 함대를 건조한 것도 러일전쟁의 성공체험에서 헤어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일본 해군 내에서 태평양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했던 보급이나 잠수함 그리고 항공 분야에 대해서 충분한 예산도 인력도 주어지지 않았다.
이는 러일전쟁의 성공체험에 매몰된 결과다.
이처럼 조직은 성공 체험이 빠지기 쉽지만 실패에서 배우기는 상당히 어렵다.


                   사카이야 다이치 지음 <조직의 성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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