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면 가볍습니다
따름과 보상 (마태 19,27-30 ; 루카 18,28-30)
그때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
을 따랐 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나 때문
에, 또 복음 때 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
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 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마르 10,28-31)
자기 자신을 자꾸만 비워 내면 무엇이 남게 될까요?
내가 가진 재산이나 재물, 그리고 이기심과 허영을 내던진다면,
내게 남아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우리들은 곧잘 "저는 죄인입니다. 제 모든 것을 당신께 맡깁니다." 라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만약 하느님이 갑자기 나타나셔서
"네가 가진 재산을 다 팔아 가난한 이웃에게 나누어주어라." 라고 이르신다면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얼마나 저 자신을 용서받아야 할 죄인으로 시인하고 있는지도요.
하느님 앞에 솔직해져야 합니다.
내가 무엇을 그렇게 부등켜안고 집착하며 살아가는지 직시해 보아야겠습니다.
말로 자신을 버리고 비워 낸다고 수없이 되뇌어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나의 고집뿐입니다.
하느님은 비워 낸 만큼 채워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버리려면 우선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를 깊이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버리는 대가로 무엇인가를 다시 받겠다고 기대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저 버리고 싶어서 버리는 것이지 또 다른 무엇을 채우기 위해 버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
입니다. 버림의 자유를 만끽하세요. 버리고 비우면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집니다.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
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 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마르코복음 단상「아침을 여는 3분 피정」박병규 신부 지음 / 생활성서